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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이진성 기자] 5조원대 기술수출로 국내 제약업계 사상 최대 계약 수출 기록을 수립한 한미약품이 또다시 1조원대 신약 기술 수출 계약을 체결하면서 관련업계를 깜짝 놀라게 하고 있다. 한미약품의 질주를 바라보는 관련업계. 그러나 마냥 부러워 하고만 있을 수는 없다. 업계가 보는 '포스트 한미약품'은 어떤 업체들일까.
9일 국내 주요 제약사 관계자들에 따르면 '포스트 한미약품'으로 주목받는 제약사 및 바이오사는 동아에스티와 일양약품, 셀트리온 등이 꼽힌다. 최근 이들의 신약 파이프라인과 연구개발(R&D) 투자 규모 등이 한미약품과 빼닮았다는 이유에서다.
▲ 동아에스티·일양·셀트리온, 차별화된 '파이프라인'
포스트 한미약품으로 가장 먼저 거론되는 곳은 동아에스티다. 동아에스티는 지난 2013년 3월 동아쏘시오그룹이 지주사전환을 단행하면서 전문의약품 연구 기관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올해에만 국산 신약 시벡스트로(DA-7218) 정과 주, 슈가논(DA-1229) 등 3가지를 선보인 바 있다.
가장 대표적인 신약은 '시벡스트로'다. 이는 미티실린내성 황색포도상구균과 같은 내성균을 포함한 그람 양성균에 의해 발생하는 심각한 감염을 치료하는 항생제다. 전 세계 6조3000억원 시장으로 평가되며, 이미 미국과 유럽 등 해외에서 판매허가를 받고 시판중이다. 최근에는 임상 과정 가운데 폐렴 적응중도 추가되면서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다. 적응증까지 임상이 마무될 경우 시장은 2~3배 이상 확대될 전망이다.
동아에스티는 시벡스트로외에도 다양한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프로젝트명 DA-9701, DA-9801,DA-9805, DA-3880과 DA-6886 등이 손꼽힌다. 특히 9701과 9801, 9805는 한방을 활용한 천연물의약품으로 차별화된 글로벌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일양약품도 차세대 한미약품을 꿈꾸고 있다. 지난 20년간 연구개발해 얻은 신약 '놀텍'과 '슈펙트' 등으로 글로벌 시장 진출을 꾀하고 있다. 국산 14호 신약인 역류성식도염 치료제 놀텍은 국내는 물론 중국 허가를 비롯해 미국에서도 임상 2상을 완료하고, 글로벌 임상을 위해 현지 파트너사를 물색중이다.
슈펙트는 만성골수성백혈병 1차 치료제로 허가받은 상태다. 아직까지 전 세계에서 1차 치료제로 허가받은 푹목은 글리벡과 타시그나, 스프라이셀 등 3종류에 불과한 점을 고려하면 시장성은 충분하다는 평가다. 또한 일양약품은 앞으로 슈펙트도 놀텍과 함께 글로벌 임상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백혈병치료제 시장은 연 5조원으로 추산된다.
매년 기존 백혈병치료제에 대한 내성으로 새로운 치료제 규모가 느는 추세인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슈펙트의 가치는 더 상승할 전망이다.
뿐만 아니다. 일양약품은 최근 3번째 신약으로 임상중인 항바이러스 물질 'IY7640'치료제 개발에 착수했다. 이 물질은 전세계를 공포로 몰아넣은 '에볼라 바이러스'에 대한 치료효과를 보이는 등 차세대 항바이러스 치료제로 평가되고 있다.
항바이러스 시장이 연 34조원에 달하기 때문에 신약이 개발될 경우 파급력이 막대할 전망이다.
바이오시밀러로 유명한 셀트리온도 최근 '트룩시마'를 필두로 다시한번 대박을 노리고 있다. 트룩시마는 리툭산의 바이오시밀러다. 리툭산은 전세계에서 매년 9조원상당의 판매고를 올리고 있다.
현재 글로벌 기업 가운데 셀트리온의 '트룩시마'가 가장 빠르게 바이오시밀러를 완료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앞으로의 시장 확대에 주 무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출시한 셀트리온의 바이오시밀러 램시마도 호재다. 올해 3분기 누적 수출 매출 3717억원을 달성하는 등 지난해 동기보다 3배이상 급증한 실적을 기록했다. 바이오시밀러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이같이 시장이 확대될 기미를 보이자 셀트리온은 유방암치료제 허셉틴의 바이오시밀러인 허쥬마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허셉틴 시장은 연 7조원 시장으로 허쥬마가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경우 트룩시마와의 시너지 효과로 파급력또한 더욱 커지 것으로 보인다.
▲ 전문가들 "포스트 한미약품 가능" vs "아직은"
한미약품의 대규모 기술수출에 증권사들도 연구보고서를 쏟아내고 있다. 포스트 한미약품을 기대하라는 분석이 많다.
김형수 교보증권 연구원은 "그 동안 국내 제약사들은 제네릭 위주로 성장해왔다"며 "이번 한미약품의 기술이전 계약은 연구개발 고수익 구조로의 변화를 이끌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앞으로 연구개발에 집중하는 제약사를 눈여겨 보라는 분석이다.
배기달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종근당에 편입된 경보제약도 눈여겨 봐야한다"며 "올해 완공된 1200평 규모의 아산 공장 증설 효과를 비롯해 내년부터 성장이 본격화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그러나 포스트 한미약품을 꼽는 것이 아직은 이르다는 전망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제약사 고위관계자는 "한미약품은 지난 10여년간 1조원에 달할정도의 연구비를 투자해온 제약사"라며 "그동안 복제약과 일반약, 건강식품등으로 매출을 끌어온 국내 제약사들의 체질이 쉽게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최소 10여년간은 한미처럼 집중투자해야 하고, 운도 따라줘야 한다"며 "당분간 국내에선 포스트 한미약품은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진성 기자 (jin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