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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황세준 기자] 삼성그룹의 연말 사장단 인사가 20여 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나란히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과 박중흠 삼성엔지니어링 사장의 거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의 실적악화에도 불구하고 박중흠 사장과 박대영 사장에 대한 유임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박중흠 삼성엔지니어링 사장 <사진=뉴스핌DB> |
이날 박중흠 사장은 4분기 흑자전환 여부에 대해 "가봐야 알 것"이라고 즉답을 피했으나 전망에 대해서는 밝은 표정으로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통상 사장단 인사 시즌을 앞두고 삼성 CEO들이 언론 노출을 극도로 꺼린다는 점에서 박 사장의 이날 자신감 있는 발언에 대해 이례적이라는 평가와 함께 삼성엔지니어링을 살리라는 특명을 받고 유임되는 게 아니냐는 해석을 낳고 있다.
실제 삼성그룹은 앞서 지난해 사장단 인사에서 실적 부진으로 인해 물러날 것으로 예상됐던 신종균 삼성전자 IM부문 사장을 전격 유임하며 스마트폰 사업의 재도약 특명을 내린 바 있다.
또한 박중흠 사장의 등기임원 임기 만료일이 내년 9월이라는 점, 삼성엔지니어링이 상일동 사옥 매각과 1조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등 굵직한 현안을 추진해야 한다는 점, 이 과정에서 조직 안정이 필요하다는 점 등도 유임 가능성에 힘을 싣는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올해 3분기 연결기준 영업손실 1조5127억원을 기록해 전년동기 대비 적자전환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8569억원으로 61.2% 줄었다.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의 전격 잔류 가능성도 주목된다. 최근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를 방문해 박 사장으로부터 현안보고를 받는 등 신뢰를 내비쳤기 때문이다.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 <사진=삼성중공업> |
이에 따라 시장에선 삼성이 최근 화학사업을 모두 정리하면서 다음 대상은 삼성중공업이 아니냐는 관측과 함께 박대영 사장의 거취가 불안하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하지만 이재용 부회장의 현장 경영 이후로는 박 사장에게 한 번 더 힘을 실어주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박 사장 스스로도 최근 조선해양의 날 행사에서 취재진을 만나 "제대로 해놓고 나가는 것이 내 목표"라고 말한 바 있다.
업계에선 박대영 사장의 등기임원 임기가 내년 3월에 끝나지만 조선해양플랜트협회장 임기가 2017년 3월까지 남아있다는 점에도 주목한다. 조선업계 공동으로 추진 중인 해양플랜트 표준화 등을 이끌 사령탑으로서 역할이 중요하다는 평가다.
재계 관계자는 "등기임원 임기가 반드시 CEO의 재직 수명을 의미하는 게 아니고 삼성이 신상필벌의 인사방침을 갖고 있긴 하지만 적자에 빠진 회사를 떠맡길 사람이 마땅하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유임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런 가운데 관련업계 일각에선 박대영 사장과 박중흠 사장이 자리를 맞바꿀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한다. 지난 2009년 삼성물산과 삼성엔지니어링, 2011년 삼성증권과 삼성자산운용 사례처럼 삼성이 위기에 빠진 계열사를 살리는 방법으로 종종 맞트레이드를 활용해 왔다는 점에서 이번에도 가능성은 있다는 관측이다.
한편, 삼성 사장단 인사는 예년처럼 12월 초 단행될 전망이다. 지난해에는 12월 1일 사장단 인사가 나고 4일 임원 승진 인사, 10일 삼성전자 조직개편 순으로 이어졌다.
[뉴스핌 Newspim] 황세준 기자 (hsj@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