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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화정책 괴리에도 캐리트레이더 ‘부동자세’ 왜?

기사등록 : 2015-11-13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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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시 변동성 및 고금리 지역 경기 하강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과 유로존의 통화정책 탈동조화 움직임이 날로 뚜렷해지고 있지만 캐리 트레이더들이 부동자세를 취하고 있어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캐리 트레이드의 수익률을 보장해주는 금리 간극이 두드러지지만 이들의 손을 묶어 두는 리스크 요인이 잠재돼 있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얘기다.

달러화 및 유로화 <출처=블룸버그통신>
10월 고용 지표 발표 이후 투자자들 사이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12월 금리인상이 기정사실화된 상황이다.

월가의 이코노미스트 가운데 내달 금리인상을 점치는 이들이 92%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연준 정책자들 사이에서도 내달 긴축을 단행해야 한다는 주장이 꼬리를 물고 있다.

유로존은 이와 대조적인 움직임이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12일(현지시각) 유럽의회 경제통화위원회 연설에서 인플레이션 회복 신호가 약화되고 있다고 발언, 내달 양적완화(QE)를 확대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캐리 트레이드는 이자율이 낮은 지역의 통화를 조달한 뒤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지역의 자산을 매입해 차익을 실현하는 전략이다.

적어도 교과서적으로 볼 때 미국과 유로존의 통화정책은 유로 캐리트레이드에 우호적인 여건이 형성된 셈이다.

ECB가 기준금리를 0.05%까지 내린 가운데 통화정책을 추가 완화할 뜻을 거듭 내비치면서 유로화 약세를 이끄는 한편 미국은 금리를 올릴 여지가 높은 상황이다. 브라질의 경우 14%에 달하는 금리를 제공한다.

하지만 캐리 트레이더들은 좀처럼 ‘행동’에 나서지 않고 있다. 단순한 가능성이나 정책자들의 발언이 아니라 실제 통화정책 단행을 기다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변동성이다. 환율이 급변동할 경우 순식간에 수익률을 모두 반납하고 대규모 손실을 떠안는 사태가 벌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8월 중국의 예기치 않은 위안화 평가절하와 연초 스위스의 프랑화 페그제 폐지 등으로 인해 환시 변동성이 급등했고, 이 때문에 캐리 트레이더들이 패닉에 빠졌다.

도이체방크가 집계하는 캐리 트레이드 지수에 따르면 연초 이후 관련 트레이더들이 10%에 달하는 손실을 본 상황이다.

JP모간에 따르면 외환시장의 변동성이 지난 7월 이후 15% 뛰었다. 캐리 트레이드의 리스크가 높아졌다는 얘기다.

HSBC의 데이비드 블룸 외환 전략가는 “지난해에는 유로 캐리 트레이드가 커다란 인기를 끌었지만 올해는 중국의 위안화 평가절하로 유로화 가치가 뛰는 등 혼란이 가중되면서 투자자들을 강타했다”고 설명했다.

코메르츠방크의 핕 킨셀라 외한 전략가는 “연초 이후 투자자들은 캐리 트레이드가 리스크/보상 측면에서 매력적이지 않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경제 펀더멘털 역시 캐리 트레이드에 제동을 걸고 있다는 지적이다. 금리가 높은 지역의 실물경기가 하강하고 있어 금리와 변동성 측면에서 조건이 충족된다 하더라도 공격적인 베팅에 나서는 데는 무리가 따른다는 얘기다.

이턴 반체 매니지먼트의 에릭 스타인 전략가는 “기준금리가 높은 국가의 경제 펀더멘털이 개선되지 않고 있어 캐리 트레이더들이 투자 매력을 발견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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