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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한기진 기자] 은행들이 올해 순익 대부분을 기업 구조조정으로 토해낼 처지다. 4분기부터 대손충당금으로만 최소 4조원을 쌓아야 할 전망이 나온다.
12일 은행권에 따르면 기업 구조조정이 본격화하면서 대손충당금 급증 현상이 '4분기'부터 나타난다. 대손충당금은 빌려준 돈을 받지 못할 가능성이 생기면 일정 비율만큼 손실로 처리하는 것이다.
우선 중소기업 정기신용평가 결과로 C(워크아웃), D(법정관리/파산) 등급을 받은 구조조정 대상 기업이 175개로 확정되면서 신규 대손충당금 규모가 4504억원으로 나타나, 1~3분기 누적 3020억원보다 50% 증가했다. 은행들은 4분기부터 집중적으로 손실로 반영해야 한다.
4분기부터는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업에 대한 구조조정으로 대손충당금이 본격적으로 급증한다. 시중은행 리스크관리 담당 부장은 “금융당국의 압박도 있어 신용평가를 다시해 대손충당금을 규정대로 쌓게 될 것이고 예전처럼 느슨한 평가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충당금 적립비율은 6월 말 기준으로 볼 때 조선업 총여신 21조5000억원 중 요주의로 분류된 것이 8.9%다. 따라서 요주의 최소 기준인 7%를 적용한다고 하면, 대우조선의 9월 말 현재 총 정상 여신 22조5000억원 가운데 1조4000억원이 충당금으로 적립될 가능성이 있다.
한국기업평가는 수조원대 적자가 진행 중인 삼성중공업과 현대중공업에 대한 건전성 재분류도 유력하다며, 조선 빅3의 9월 말 현재 총 신용규모 56조4000억원에 대한 추가 충당금이 최대 3조5000억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예정된 중소기업까지 포함하면 중소기업과 조선업에 대한 신규 충당금이 4분기부터 4조원에 달한다.
또 연말에 금융회사에서 500억원 이상 빌린 대기업에 대한 신용위험평가 결과가 나오면 충당금 규모가 더 늘어난다. 상반기 실시한 평가에서는 구조조정 대상 기업이 35개사로 이들이 빌린 돈은 총 7조1000억원인데 이 중 대손충당금으로 1조원을 쌓았다.
정부가 밝힌 이번 구조조정의 대상 업종인 중후장대(조선, 철강, 석유화학, 해운, 건설) 산업에 대한 은행권의 총여신이 6월 말 현재 96조1000억원에 달한다.
4분기부터 급증할 충당금 규모는 올 1~3분기에 총 6조원과 비교하면 3분의 2에 달한다. 이 기간 당기순이익은 5조8000억원으로 분기별로 충당금 2조원, 순이익 1조9000억원을 번 셈인데 4분기 충당금이 급증할 것을 고려하면 순이익이 조 단위 이하로 하락할 전망이다.
김정현 한기평 평가전문위원은 “우리은행·광주은행이 총여신 대비 위험업종여신 비중과 위험업종여신의 요주의 이하 비율이 모두 높아 위험업종 부실화 영향이 가장 클 것”으로 예상했다. KEB하나·SC·부산·경남·대구은행은 요주의 이하 비율은 낮지만, 비중이 높아 부실위험이 위험업종 전반으로 확대될 경우 여신건전성에 미칠 영향이 상대적으로 높을 것으로 진단했다.
[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