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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 '해운산업 합리화 조치'?...'지금은 다르다'

기사등록 : 2015-11-1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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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의 대응능력 부재다' VS '정부의 정책탓도 크다'

[편집자] 이 기사는 11월 18일 오후 4시47분 프리미엄 뉴스서비스‘ANDA′에 먼저 출고됐습니다. 몽골어로 의형제를 뜻하는 ′ANDA′는 국내 기업의 글로벌 성장과 도약, 독자 여러분의 성공적인 자산관리 동반자가 되겠다는 뉴스핌의 약속입니다.  

[뉴스핌=이영기 기자] # 1983년 12월23일 크리스마스를 이틀 앞두고 정부는 '해운산업 합리화 조치'를 발표했다. 1970년대 이후 거침없이 성장하던 국내 조선, 해운산업이 두 차례의 오일쇼크로 인해 경영위기에 빠지자 긴급지원정책을 내놓은 것. 당시 합리화조치의 핵심은 합병을 통한 업계 재편, 회생 가능업체에 대한 선별 지원이었다. 이 정책의 결과  111개의 외항 해운사들이 33개로 통폐합됐다.

최근 현대상선과 한진해운 합병론 등을 비롯한 여러가지 해운업계 구조조정 시나리오가 나오자 해운업 관련 채권기관에서는 이를 '제2의 해운산업 합리화 조치'로 받아들이고 있다. 불황에 대응하는 역량이 예나 지금이나 변화가 없다는 것이다.

반면 업계에선 83년 당시엔 업계 전반적인 불황이었지만 지금은 몇몇 원양선사에 집중된 위기로 그때와는 다르다고 주장한다. 양상이 다른 만큼 해법도 달라져야 한다는 얘기다. 

이는 현재 해운업계 위기에 대한 책임이 누구에게 더 많은가에 대한 공방으로 이어지는 양상이라 주목된다.

19일 해운업 관련 채권금융기관 등에 따르면, 지난 1980년대 '해운산업 합리화조치'는 1979년 2차 오일쇼크로 글로벌 화물량이 줄어드는데도 불구하고 해상운송 적재량인 선복량을 계속 늘인 결과로 나왔다. 

채권기관의 한 관계자는 "80년대 당시 자료를 보면 2차오일쇼크로 화물량이 줄어드는데도 선복량은 계속 늘어났고 이로인한 불황으로 몇 개 회사가 결국 도산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당시 정부의 대책이 해운산업 합리화조치였다"며 "정부 주도의 구조조정이 재도약을 위한 체질개선의 계기가 됐다"고 덧붙였다.

최근 해운업계 상황도 80년대 초반 당시와 비슷하다. 2000년대 중반 중국경제의 급속한 성장에 힘입어 해운 물동량이 크게 늘었다. 이에 해운사들은 선복량 확보와 고비용 용선 등에 나섰다. 하지만 글로벌 경기가 침체에 빠지자 현대상선 한진해운 등이 부진을 벗어나지 못하게 됐다.

채권기관의 한 관계자는 "최근 해운업계가 지난 80년대 당시와 크게 다르지 않는데, 글로벌동향을 분석하고 대응하는 능력도 당시와 다를바 없어 같은 위기가 반복되는 양상으로 보이는 것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에대해 업계는 발끈한다. 대한선주협회의 관계자는 "당시에는 예외없이 적자에 시달렸지만 지금은 회원사 180여개 중에서 110개 이상이 흑자 경영을 하고 있어 그때와는 다르다"고 주장했다.

현대상선이나 한진해운과는 달리 중견해운사들은 지난 3분기까지 양호한 영업실적을 거뒀다. SK해운, 폴라리스쉬핑, 대한해운, 장금상선 등은 전년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늘어나는 추세를 유지하고 있다.

지금의 해운업계의 위기는 머스크 등 세계 1~2위 해운사들이 선복량을 늘이고 운임을 인하하는 등 치킨게임에서 촉발됐고, 이후 선대대형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나타난 결과라는게 해운업계의 분석이다. 지금은 80년대와는 달리 위기는 현대상선과 한진해운 등 원양선사에 국한됐다는 얘기다.

이같은 치킨게임은 또 정부의 조선업계에 대한 집중지원으로 심화됐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해운업계의 한 관계자는 "컨테이너 치킨게임의 종결 즉 해운업의 회복을 위해서는 과다한 선박을 해소해야 하는데 정부의 조선업에 대한 집중 지원으로 해외선사의 발주를 도와주는 꼴이되고 이는 다시 우리 해운업을 위협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나아가 "연관업종간의 충돌없는 지원 등 정부의 효율적 정책을 위해서는 우리나라도 일본(국토교통省)처럼 조선업과 해운업 관할 부처를 한 군데로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에서 현재 조선업과 해운업을 산업자원부와 해양수산부가 각각 나눠 관할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이영기 기자 (007@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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