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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지난주 파리에서 발생한 테러에 글로벌 자산시장의 움직임이 투자자들의 시선을 끌고 있다.
주식시장이 충격에도 강한 내성을 보였다는 얘기가 아니다. 전통적인 안전자산이 힘을 못 쓴 반면 오히려 위험자산이 상승 탄력을 받은 데 대해 투자자들이 의아하다는 반응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자산시장 리스크의 축이 민간에서 정부로 이전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과거 민간 기업의 과도한 부채가 금융위기의 단초를 제공했던 것과 달리 최근 주요국 중앙은행의 대차대조표가 잠재 리스크의 핵심 축으로 부상했다는 얘기다.
골드바 <출처=뉴시스> |
반면 러시아 루블화가 테러 후 첫 거래일인 16일 2% 가까이 뛰었고, 국제 유가 역시 강한 상승 탄력을 받았다.
이는 2008년 리먼 파산 사태를 포함해 과거 위기 당시와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해답은 중앙은행에 있다는 것이 금융업계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미국을 포함한 주요국 중앙은행의 대차대조표가 천문학적으로 불어나는 사이 투자 리스크와 안전자산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점이 달라졌다는 얘기다.
미국과 독일을 중심으로 한 선진국 국채는 여전히 투자자들 사이에 안전자산으로 인식되지만 과거와 같이 무위험 자산으로 통하지 않는다는 것이 업계의 판단이다.
투자등급 회사채도 마찬가지다. 폴크스바겐과 글렌코어 사태로 인해 이른바 우량 채권에 대한 투자자들의 경계감이 크게 높아졌다.
러시아 루블화 <출처=블룸버그통신> |
특히 레버리지 비율이 높은 정부가 발행한 국채보다 우량등급 회사채가 리스크-보상 측면에서 매력적이라는 주장이다.
외환시장에서는 러시아 루블화와 인도 루피화, 중국 위안화 등이 당분간 테러 경계감에 따른 상승 탄력을 받을 것으로 시장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다만 중장기적으로는 저유가가 러시아 재정을 압박하면서 루블화를 끌어내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펀드매니저들은 지정학적 리스크와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투자자들이 기존의 안전자산보다 펀더멘털을 갖춘 이머징마켓 자산을 선호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패닉 매도에 극심한 조정을 받은 이머징마켓의 자산이 매력적이라는 분석이다.
멕시코의 재정난에도 해외 투자자들이 페소화 표시 멕시코 채권의 보유량을 점진적으로 늘리는 움직임이 이 같은 주장에 설득력을 실어주고 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