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에라 기자] 한화자산운용의 단기국공채펀드가 올 들어서만 9000억원 가까운 자금이 몰려들며 국내 최대 채권형펀드로 성장했다.
일반 채권형펀드 대비 수익률이 높지는 않지만, 정기예금이나 머니마켓펀드(MMF)보다는 성과가 좋다. 단기자금을 예치하려는 은행 고객들의 인기가 높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19일 금융정보제공업체(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한화단기국공채펀드는 연초대비 8749억900만원이 순유입됐다. 최근 석달 동안에도 1935억원이 들어왔다.
전체 운용 순자산은 1조5595억원으로 국내 채권형펀드 가운데 가장 크다.
이 펀드는 정통액티브투자신탁1(채권)이 지난해 7월 이름을 바꾼 상품이다. 단기 국공채에 투자한다는 운용 전략이 그대로 반영됐다. 정부나 지방정부, 공공기관이 발행하는 채권으로 국채, 지방채, 특수채에 집중 투자한다.
이 펀드가 투자하는 채권의 듀레이션은 약 6개월 수준이다. 듀레이션은 채권투자시 원금을 회수하는데 소요되는 기간이다
8월 말 기준 국공채에 36% 투자했고, AAA등급 채권은 40% 가량 담고 있다. 채권만기별로는 3개월에서 1년짜리 채권이 60% 이상이다. 1년에서 2년물을 10% 정도 담고 있다. 회사채는 일부 우량채를 중심으로 투자한다. 평균 투자 회사채 등급은 AAA이다.
이 펀드의 수익률은 전날 기준으로 1.59%이다. 1년 성과는 1.84%이다. 같은 기간 채권형펀드 평균 성과인 2.64%보다는 낮지만, MMF 수익률 1.74%보다 높다.
이 점이 은행권 고객 자금을 끌어모으는데 주요한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펀드는 KB국민은행 WEB하나은행 기업은행 등 은행권 중심에서 대거 판매된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은행권 고객들은 단기 자금을 맡길 때 주로 MMF를 활용해왔다. 하지만 저금리가 계속되면서 MMF수익률도 연 1%대까지 떨어졌고, 투자 매력도가 감소했다.
이 가운데 MMF 보다 소폭이나 높은 수익률을 주면서 안정성은 담보된다는 측면에서 단기국공채펀드로 단기 자금이 몰린 것이다.
특히 환매수수료도 없어 단기 자금을 맡기는데 제약이 없었다.
이상진 한화자산운용 채널마케팅팀장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도 금리가 떨어지고 있어서 마땅히 투자할 데가 없는데 해외투자도 불확실성 때문에 섣불리 투자하지 못하고 있다"며 "은행권 고객들이 고수익은 아니라도 안정성을 갖추고 단기 자금 맡기기에 부담이 없는 상품에 관심을 가진 것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은행권 고객들을 중심으로 한 단기 자금을 바탕으로 단기국공채펀드가 꾸준히 자금몰이를 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 증권사 상품 담당 임원은 "증권사 리테일 고객들보다 은행권 고객들이 안정성을 중시하는 경향"이라며 "단기국공채펀드 같은 경우 증권사 고객보다는 은행권 거액 자산가들이 선호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은행권 자산가들의 경우 고수익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단기적으로 안정적인 곳에 자금을 맡기기 위해서 국공채펀드를 활용하는 모습"이라고 귀띔했다.
[뉴스핌 Newspim] 이에라 기자 (ER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