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황세준 기자] 1일 발표된 삼성그룹 사장단 인사에서 이재용 부회장 등 오너가의 승진은 없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부진 삼성물산 사장,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 등은 모두 현재 직위를 유지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이재용 부회장은 부친인 이건희 회장이 와병 중인 상황에서 회장에 오르는 것이 적절치 않다는 뜻을 지난 5월 삼성문화재단과 삼성공익재단 이사장에 선임될 당시부터 참모진에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이건희 회장의 경우 이병철 선대회장이 타계한 뒤 회장 자리에 올랐다. 부회장에서 회장에 오르기까지는 약 10년이 걸렸다. 이재용 부회장은 승진한지 3년밖에 지나지 않았다.
이부진 사장의 부회장 승진 가능성은 조심스럽게 제기됐다. 재계는 이 사장이 승진한 지 5년이 지났고 올해 면세점 사업권을 따낸 성과가 있어 ‘신상필벌’의 삼성 인사 원칙에 따라 부회장에 오를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놨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이부진 사장도 승진 대상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이재용 부회장이 애초부터 오너 일가를 승진 대상에서 배제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이서현 사장의 경우는 삼성물산 패션부문 경영기획담당 및 제일기획 경영전략담당 역할에서 삼성물산 패션부문장을 맡게 되며 책임과 권한이 확대됐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을 이끌어 온 윤주화 사장은 삼성사회공헌위원회 사장으로 옮긴다.
재계는 이를 두고 ‘승진잔치’ 보다는 ‘안정’을 선택한 결정이라는 분석이다. 6명으로 예년 수준인 사장단 승진 규모에 맞춰 오너일가도 승진하지 않음으로써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그룹 전반의 위기의식을 전달했다는 진단이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그룹 내부적으로는 1997년 겪었던 외환위기 수준의 어려움이 다시 도래할 수도 있다는 위기의식이 높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인사에도 이같은 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한편, CEO중 부회장 승진자도 나오지 않았다. 당초 최치훈 삼성물산 사장, 윤부근 삼성전자 사장 등의 부회장 승진 가능성이 제기됐으나 관측에 그쳤다.
[뉴스핌 Newspim] 황세준 기자 (hsj@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