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정경환 기자] 새해 예산은 국가부채를 늘려서라도 경제활성화와 일자리창출, 민생안정을 이끈다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3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내년 예산은 386조4000억원으로 당초 정부가 제출한 386조7000억원에서 3000억원 순삭감됐지만, 올해 예산보다 11조원(2.9%) 확장 편성됐다. 재정수지는 36조9000억원 적자, 국가채무는 644조9000억원(GDP 대비 40.1%)에 이르게 됐다.
총수입은 정부안(391조5000억원) 대비 2000억원 감소한 391조2000억원으로, 당초 정부안에서 국세 2000억원, 세외수입 400억원 각각 줄었다. 총지출은 정부안(386조7000억원) 대비 3000억원 감소한 386조4000억원이다. 당초 정부안보다 3조8000억원을 감액하는 대신, 주요 정책 사업을 중심으로 3조5000억원을 증액해 총 3000억원 감소했다.
앞서 지난 9월 정부는 전년 대비 11조3000억원(3.0%) 증가한 386조7000억원 규모의 예산안을 수립했다. 이 예산안대로라면 재정수지가 37조원 적자로 전년 대비 3조6000억원 악화되고, 국가채무는 645조2000억원으로 50조1000억원 늘어나는 상황이었다. 정부는 재정 악화를 감수하고라도 '청년희망', '경제혁신', '문화융성', '민생안정'에 중점 투자함으로써 경제활성화를 이끌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기재부 관계자는 "2016년 예산안은 재정건전성을 크게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경제활성화를 위한 재정의 역할을 강화할 수 있는 수준으로 편성했다"며 "재정수지, 국가채무는 일시적으로 악화되나 '경제 성장 → 세입 확충'의 선순환과 재정개혁으로 중장기 재정건전성을 회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 본회의 모습. <사진=뉴스핌DB> |
◆ 총선 앞두고 SOC 예산 4000억원 증액
국회 심의 과정에서도 내년도 예산안의 이 같은 취지는 지켜졌다. 3조5000억원 증액이 경제활력 회복과 민생안정, 문화·안전 투자 확대 등에 집중됐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국회는 철도 등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예산을 4000억원 늘렸다. 전체 증액 예산의 10%가 넘는 규모다. 보성-임성리 철도 예산이 정부안 250억원에서 500억원으로 증액됐고, 서해선(1837억→2337억원)과 인천지하철 2호선(1343억→1643억원), 부산 사상-하단 지하철(449억→599억원) 등의 예산이 증액됐다.
경제활력 회복과 관련해서는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추가 보완 대책(밭직불금+371억원 등), 가뭄 피해 대책(+1000억원), 전통시장 주차장 개선(200억원), 달탐사 개발(100억원) 예산이 늘었다.
또한, 경로당 냉난방비(301억원)와 참전 명예수당(2만원/월) 그리고 임대형리츠 공급 규모를 확대함으로써 서민생활 안정을 도모한다. 보육료 관련 예산도 1823억원이 늘었다. 영유아 보육료를 6% 인상(1442억원을 인상하되 장애아는 2% 추가 인상, 총 1448억원)하고, 보육교사 수당도 269억원 증액, 수당을 3만원 올려 월 20만원 지원토록 함으로써 보육교사의 처우 개선에 나선다.
문화·안전투자 예산도 확대 편성했다. 평창아트센터 건립(38억원) 및 문화올림픽 지원(70억원), 국방력 강화를 위한 병 1만명 추가 입영(635억원) 등의 예산이 늘어났다. 대(對) 테러 지원을 위한 장비·시설 확충 예산도 243억원 증액됐으며, 그 외 정부 특수활동비 예산은 청와대 특수활동비 예산 등이 삭감됐고 나머지 예산은 정부안이 그대로 유지됐다.
그 외 여야 논란이 컸던 누리과정 예산은 학교 환경개선사업 등을 포함해 지방교육청에 3000억원을 목적예비비로 우회 지원하기로 했다. 아울러 올해 월 7만5000원 지원된 교사 겸직 어린이집 원장은 내년에도 같은 금액으로 지원한다. 경로당 지원예산은 국고에서 301억원을 반영하고, 행정자치부 특별교부금에서 같은 금액을 추가 지원하는 부대의견을 달았다.
국가보훈처의 나라사랑 예산의 경우에는 20% 예산이 삭감됐다. 야당이 증액을 요구한 세월호특별조사위원회의 예산안의 경우 정부의 예산 배정액을 그대로 유지했다.
◆ 국가부채 645조...GDP 대비 40% 사상 최초로 넘어
국회 심의를 거치면서 소폭 개선되긴 했지만, 확장 예산으로 인한 부담은 여전하다.
최종 확정된 내년도 예산안은 재정수지가 36조9000억원(GDP 대비 -2.3%) 적자로 정부안 대비 1000억원 개선됐고, 국가채무는 644조9000억원(GDP 대비 40.1%)으로 3000억원 감소했다. 그렇다해도 국가채무가 GDP의 40%를 넘어가는 것은 사상 처음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통과된) 내년도 예산안은 정부안 대비 총수입 2000억원, 총지출 3000억원이 각각 줄었다"며 "재정수지와 국가채무는 정부안 대비 소폭 개선됐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국회에서 확정된 '2016년 예산의 공고안 및 배정계획'을 오는 8일(잠정) 국무회의에 상정·의결할 예정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회계연도 개시 직후 예산집행이 가능하도록 사업계획 수립 등 집행 준비를 철저히 하고, 예산 및 자금배정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정경환 기자 (ho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