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신정 기자] 한국 석유화학기업들이 주력 제품인 범용제품을 넘어 연구개발(R&D) 조직을 신설하고 프리미엄(고급) 제품개발을 확대하고 있다.
중국의 공급물량 확대 등으로 석유화학제품 수출 감소세를 이어가자 차별화에 나선 것이다. 실제 국내기업의 지난달 석유제품과 석유화학제품의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36%, 24% 줄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지난 10월 최대 수출시장인 중국에 100억원을 투자해 '화남 테크센터'를 세웠다. 현지 맞춤형 R&D 전담 조직을 꾸려 고객사의 제품개발부터 품질 개선, 생산성 향상, 설비개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LG화학의 이같은 선택은 지난해 전체 매출 중 40%가 넘는 약 10조원을 중국에서 올렸고, 지난 2013년부터는 국가별 매출규모에서도 중국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서다.
올해 6000억원 가량을 연구개발(R&D)에만 투입한 LG화학은 오는 2019년까지 9000억원으로 늘릴 예정이다. 현재 R&D 인력은 3100명 정도로 2019년까지 4100여명으로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LG화학은 현재 국내에서는 대전과 과천에 연구센터를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LG화학 관계자는 "현재 배터리 전지부분과 정보전자 부문의 경우 제품을 자체 개발 중에 있고 석유화학제품은 해외서 기술을 도입해 개선해 나가는 방향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화케미칼도 내년 카이스트(KAIST)와 함께 공동으로 대전에 '미래기술연구소'를 설립하기로 했다. 석유화학 원천기술 개발에 주력하기 위해서다.
한화그룹은 현재 모든 계열사 제품 연구를 위해 대전에 연구개발(R&D)센터를 두고 있다. 김창범 한화케미칼 사장과 전략, 인사 부서 등 일부 부서는 사무실을 내년 1월부터 한화대전연구소로 이전하기로 했다.
한화케미칼 관계자는 "이 같은 결정은 내년부터 모든 역량을 연구개발에 집중하겠다는 김 사장의 의지가 담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화케미칼은 오는 2020년까지 차세대 석유화학 원천기술과 제조기술, 고순도 정제 공정 개발 등 사업성이 높은 기술 위주로 개발해 나갈 예정이다.
석유화학업체들이 이처럼 R&D 투자 확대를 늘리고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에 주력하는 이유는 중국이 국내기업이 주로 생산했던 석유화학 범용제품을 완전히 따라잡을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때문에 미리 고부가가치 제품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효성도 일찌감치 무게는 강철보다 4분의 1수준으로 가볍지만 강도는 10배나 강한 고부가가치제품인 탄소섬유 개발과 생산에 주력하고 있다.
탄소섬유는 주로 항공기 날개와 동체, 자동차,고속 스텔스함 선체, 고압전선 보장재 등에 쓰이는데, 최근에는 CNG탱크와 해양선박용 전선을 개발하는 등 탄소섬유 신제품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효성은 전북 전주에 탄소섬유 소재→부품→완제품으로 이어지는 탄소클러스터를 조성해 오는 2020년까지 탄소제품 수출 1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효성은 또 내년 전주공장 부지에 첨단재료 연구센터를 건립할 예정이다.
효성 관계자는 "탄소섬유는 미국, 일본, 독일 등이 전 세계 시장 70%를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다양한 용도개발을 통해 연간 12% 이상의 시장 성장률을 보이고 있는 큰 시장으로 탄소섬유 적용 신제품개발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신정 기자(az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