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강달러의 피해자가 미국이 아닌 중국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달러화의 가파른 상승으로 인해 수출 기업을 필두로 미국 경제에 흠집이 발생했다는 데 이견이 없지만 실상 중국이 받는 타격이 더 크다는 지적이다.
일부 이코노미스트는 이 때문에 중국이 결국 달러화 페그제를 폐지하고 위안화의 가파른 평가절하를 용인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중국 위안화 <출처=블룸버그통신> |
뿐만 아니라 올들어 1~10월 사이 미국 수출이 4.3% 감소한 것도 달러화 강세로 인해 수출 경쟁력이 위축된 데 따른 결과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이보다 중국 경제에 미친 충격이 더 크다는 것이 월가 이코노미스트의 주장이다. 성장 둔화에도 불구하고 달러화 페그로 인해 위안화가 펀더멘털에 비해 고평가된 상황이고, 수출을 필두로 실물경제가 훼손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무역 비중이 지난해 기준 42%에 달해 미국의 23%를 크게 웃돌기 때문이다.
골드만 삭스는 달러화가 가파르게 10% 뛸 때 중국 경제 성장률을 약 1%포인트 끌어내리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는 같은 속도의 달러화 상승이 미국 경제에 미치는 파장보다 두 배 높은 수치다.
얀 하치우스 골드만 삭스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경제의 무역 의존도가 미국보다 크다”며 “같은 규모의 환율 등락이 중국 GDP에 미치는 영향 역시 미국보다 크다”고 설명했다.
웨스트팩 스트래티지 그룹에 따르면 지난해 중반 이후 위안화는 달러화와 동반 상승, 무역가중지수 기준으로 바스켓 통화에 대해 약 15%에 이르는 강세 흐름을 연출했다.
이와 함께 중국의 임금이 상승한 데 따라 베트남과 대만 등 아시아 국가에 수출 경쟁력을 이미 상실하기 시작했다.
샤오 겡 홍콩대학 교수는 “위안화 평가절상이 지속될 경우 중국은 디플레이션 압박을 벗어나지 어려울 것”이라며 “하지만 위안화를 과격하게 평가절하 했다가는 금융시스템의 안정이 흔들릴 수 있어 이 역시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중국의 달러화 페그제 철회 및 위안화 추가 평가절하를 점치는 투자가들이 적지 않다. 미국의 금리인상으로 인해 달러화가 강한 상승 추이를 지속할 경우 페그제를 감내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다.
유콘 황 카네기 기금 어소시어트는 “중국 경제 성장이 후퇴하는 상황에 위안화가 평가절상 되는 것은 상당한 문제”라며 “미국 대선을 앞두고 정치 문제로 번질 가능성이 없지 않지만 중국 정부는 위안화 평가절하를 선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로렌스 서머스 미국 전 재무장관 역시 중국의 위안화 평가절하를 예측하고 있다.
한편 앨런 사이나이 디시전 이코노믹스 최고경영자는 달러화가 추세적으로 상승, 내년 엔/달러가 140엔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