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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고종민 기자 김기락 기자] 현대자동차를 따라 브라질로 간 현대차 협력업체들이 헤알화 약세로 고전하고 있다. 달러로 원자재료를 구입해서 헤알화로 매출을 일으키는 부품업체들이 '강달러-약헤알'현상에다 브라질 경기 침체로 적자폭이 확대되고 있다.
◆현대차 브라질 판매량·수익성 'Down'
현대차 브라질 법인(HMB)의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액은 1조2980억원이다. 전년 대비 23.8% 가량 줄어든 수치다. 지난 2013년과 2014년 1800억원대를 기록했던 당기순이익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증권가 일각에선 올해 현대차 브라질법인이 적자전환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실적부진의 주된 요인은 브라질 경기침체다. 신차 판매가 급격히 줄었고 현대차도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다. 당분간 이 같은 수요 감소 추세는 지속될 것으로 안팎에선 보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그나마 여타 자동차회사에 비해 우리는 감소폭이 적은 편"이라며 "현지 특성에 맞는 전략을 통해 점유율을 회복할 수 있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답했다.
문제는 협력업체들이다. 브라질 화폐인 헤알화의 가치가 급격히 떨어지면서 적자폭이 커지고 있다. 내년 헤알화 약세가 올해만큼은 아닐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지만 추세적인 약세 흐름은 내년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브라질 현지 생산기업들이 헤알화 가치 하락으로 수익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이라며 "생산이 브라질에서 이뤄지는 기업들의 경우 임금 등 비용 측면에선 긍정적일 수 있지만 여전히 강달러·약헤알화 등은 상당히 부담스러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내년에도 브라질은 강달러, 경기 부진, 고물가 등으로 헤알화 환율의 고점 경신 시도(헤알화 화폐 가치 하락 고점)가 가능하다"며 "다만 올해와 달리 완만한 헤알화 약세가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현대차 브라질 협력업체 부담 가중
현대차 협력사 중 브라질 지역 매출 비중이 높은 곳으로 티에이치엔, 엠에스오토텍, 화신 등이 있다.
티에이치엔은 전체 매출의 23% 가량이 브라질에서 나온다. 티에이치엔 브라질법인의 올해 3분기 누적 순손실은 246억원. 이유는 헤알화 가치 하락이다. 지난해 브라질법인 순손실이 172억원 인점을 감안하면 환율로 인한 타격이 확대되고 있다.
티에이치엔 브라질법인은 원재료의 상당량을 달러로 매입하고 매출을 헤알화로 일으킨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작년 하반기부터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파라과이(브라질 대비 인건비 50%)에 생산 공장을 운영 중이지만 환율 문제로 적자를 벗어나긴 어려울 전망이다.
엠에스오토텍 상황도 비슷하다. 엠에스오토텍 브라질법인은 올해 3분기 누적 27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이 법인은 지난 2013년과 2014년 각각 189억원, 196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127억원 적자를 기록했던 화신 브라질법인은 올해 3분기 누적 438억원의 적자를 봤다. 4분기까지 감안하면 적자폭 확대속도가 가파르다.
브라질에 진출한 한 부품업체 관계자는 "브라질 헤알화 약세는 부정적인 요인이지만 달러화 강세는 본사에 호재인 만큼 어느 정도 상쇄되는 측면도 있다"면서 "하지만 헤알화가 예상을 뛰어넘는 움직임을 보이니 타격을 피해가긴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양한 대응책을 가지고 검토 중이지만 쉽지 않다. 브라질은 정치·경제·환수급 등 여러 측면에서 힘든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달러/헤알화 환율은 연초 대비 현재(8일 기준) 약 44% 가량 상승했다. 2011년 중반부터 약세를 보이던 헤알화가 주요 수출국인 중국 성장세 둔화, 원자재가격 하락, 유로존 재정위기에 이어 최근에 재정수지 조작 의혹까지 불거지면서 약세가 급격히 나타났다.
[뉴스핌 Newspim] 고종민 기자 (kj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