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영태 기자] 박근혜 대통령은 14일 "지난 9일 19대 국회의 마지막 정기국회가 종료됐지만 안타깝게도 국회의 국민을 위한 정치는 실종돼 버렸다. 여야가 처리하기로 합의했던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기업활력제고법, 테러방지법을 비롯한 시급한 법안들이 끝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지금 우리나라 사정이 타이밍 뭐든지 제때 해야 효과도 있고 시간을 충실하게 나라 발전을 위해 쓸 수가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8일 오전 청와대에서 제53회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사진=뉴시스> |
아울러 "특히 세계적으로 테러 위협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테러방지법조차 통과시키지 못한 것에 대해서 국회의 존재 이유를 묻지 않을 수 없다"며 "국회가 경제활성화 법안과 국민의 생명, 안전과 직결된 법안들에는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국민들의 삶과 동떨어진 내부 문제에만 매몰되고 있는 것은 국민과 민생을 외면하고 있는 것이나 다름 없다"고 지적했다.
또한 "17년 만에 노사정 대타협 성과와 일자리를 달라는 청년들의 절규에 응답한 노동개혁 5개 법안의 경우 임시국회 개회에도 불구하고 아직 법안 심의조차 진행되지 않고 있는데 심각하게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꼬집었다.
박 대통령은 노동개혁 법안 중 "파견법안은 재취업이 어려운 중장년들에게 일자리 기회를 확대하기 위한 중장년일자리법"이라며 "우리나라 산업의 근간이 되지만 사람을 구하지 못해 인력난이 매우 심각한 용접, 금형, 주물 등 뿌리산업에 대해서 근로자 파견을 허용하면 최대 1만3000개의 신규 일자리가 창출된다는 전문기관의 연구 결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기간제 법안에 대해선 "비정규직의 고용안정을 위한 비정규직고용 안정법"이라며 "전문기관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기간제 근로자 등의 71.7%가 기간제 사용기간을 2년 연장하는 방안에 찬성했다고 한다"고 소개했다.
이어 "노동 5법이 통과돼서 노동개혁이 본격 추진된다면 향후 5년 동안 총 37만개의 일자리가 창출된다고 하는데, 정치권은 일하고 싶다고 절규하는 청년들의 간절한 호소와 부모들의 애타는 마음을 더이상 외면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또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과 관련, "서비스산업에 대해서 제조업처럼 재정, 세제, 금융상의 지원 근거를 부여하고 표준화, 전산화 등 서비스산업 인프라 지원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이 왜, 이렇게, 누구를 위해서 오랜 기간 동안 방치돼야 하는지 알 수가 없다"며 "서비스산업의 가장 중요한 영역인 의료분야가 왜 이러한 지원 대상, 혜택 대상에서 제외돼야 하는지도 이해하기 어렵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소위 '원샷법'으로 불리는 기업활력제고법과 관련해선 "지금 우리 주력산업들은 세계적인 공급 과잉과 수요 감소를 겪고 있고, 다른 한편으로 중국 기업들의 무섭게 추격을 당하면서 기업의 사활을 건 선제적 사업 재편을 통해서 핵심역량 집중과 유망 신산업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며 "우리 주력산업을 대표하는 13개 업종 단체가 대기업, 중견기업, 중소기업 할 것 없이 한목소리로 통과를 촉구하고 있다. 일각에서 대기업에 혜택을 준다고 하는데 이를 악용하지 못하도록 방지 장치까지 마련한 만큼 하루속히 통과시켜서 선제적 구조조정의 타이밍을 놓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공급과잉으로 전반적으로 침체에 빠진 업종을 사전에 구조조정을 안 하면 업종 전체적으로 큰 위기에 빠지게 되고, 그것은 대량실업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기업활력제고법은 대량해고를 사전에 막는 법이라고 할 수가 있다"고 역설했다.
고용절벽을 막기 위한 임금피크제 도입에 대해선 "정부는 공공분야가 선도해서 고용절벽을 막아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공공기관 임금피크제 도입에 그동안 전력을 기울여 왔다. 그래서 현재 313개 모든 공공기관과 부산교통공사 1개 기관만을 제외한 141개 지방공기업에서 임금피크제 도입을 완료했다"며 "전문가들은 민간기관에 임금피크제가 도입되면 향후 4년간 약 13만개의 일자리 기회가 만들어질 것으로 전망하는데 대한민국의 미래를 짊어질 청년들을 위해 민간에서도 노사가 대승적인 결단을 내려주시기를 당부드린다"고 촉구했다.
내년 경제전망과 관련, 박 대통령은 "내년도 우리 경제를 둘러싼 여건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추경과 개별소비세 인하 효과가 금년 말로 종료되면서 내년 초반에 일시적인 내수 정체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고, 내년 상반기 총선 일정으로 기업 투자결정이 지연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더불어 "매번 총선이 있을 때 투자가 많이 지연되지 않았냐"며 "대외적으로도 미국의 금리인상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으로 보이고 중국 등 신흥국 경제의 둔화가 지속되면서 수출 여건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런 어려움을 이겨내고 경기회복세를 공고히 하기 위한 방안들을 관계부처에서 준비하고 있는 내년도 경제정책 방향에 이것들을 충실히 담아주기를 바란다"고 주문했다.
박 대통령은 끝으로 "이번 연말정산부터는 정부 3.0의 대표 사업의 하나인 편리한 연말정산 서비스가 개시됐는데, 벌써부터 국민들의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차질없이 서비스가 제공될 수 있도록 사전에 잘 챙겨주시기를 바란다"고 지시했다.
[뉴스핌 Newspim] 이영태 기자 (medialyt@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