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고은 기자] 보수적인 이슬람 절대 왕정 체제인 사우디아라비아에 사상 처음 여성 의원이 탄생했다.
지난 12일 치러진 사우디아라비아 지방선거에서 17명의 여성 공직자가 탄생했다고 13일자 주요외신들이 보도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지방선거에 투표하는 여성 <사진=블룸버그> |
사우디의 첫 여성의원 탄생은 여성들에게 참정권(선거권 및 피선거권)을 허용하면서 거둔 결과다.
사우디아라비아 내무부 소속의 뉴스 웹사이트 'Sabq.org'는 이번 선거를 통해 다양한 분야에서 총 17명의 여성이 당선됐다고 발표했다.
이날 로이터 통신은 "여성의 사회참여를 제한하는 국가에게 기념비적인 행보"라고 논평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여성의 운전을 금지하고, 여성이 자신의 중요한 결정을 남성 가족 구성원에게 의존해야하는 등 여성의 권리를 제한해왔다.
이번 선거는 지방의회 3159석 중 3분의 2인 2106석에 해당되며, 입법권 등 국가적인 권한은 없다. 2005년에서 2011년 사이에 실시된 남성만의 여론조사에 따른 것이다.
처음으로 참정권을 갖게 된 여성 유권자의 투표 열기는 뜨거웠다. 주데아 알카흐타니 선관위원장은 13일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여성 유권자의 투표율이 81.6%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남성의 투표율 44%의 두 배에 가깝다. 다만 이번 선거에서 유권자로 등록한 여성은 남성의 10분의 1에 불과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수도 리야드에서는 후다 알 주라지(Huda al-Jeraisy) 등 총 4명의 여성 후보가 당선됐다. 후다 알 주라지는 여성의 입후보 허용에 기여한 것으로 주목받은 전(前) 상공회의장의 딸이다.
사우디아라비아는 2011년 고(故) 압둘라 국왕이 여성의 투표권을 허용하겠다고 발표한 이후로 여성의 대학 입학과 취업을 장려하는 등 여권 신장의 움직임을 보여왔다.
[뉴스핌 Newspim] 이고은 기자 (goe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