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황숙혜 뉴욕 특파원] 내년 뉴욕증시의 투자자들이 큰 ‘재미’를 보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꼬리를 물고 있다. 수익률은 낮고 변동성은 높을 것이라는 견해가 월가 투자가들 사이에 지배적이다.
이미 2016년 지수 전망을 제시한 월가의 투자은행(IB) 가운데 상당수가 실제 지수가 연말 목표 수준에 이르지 못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뉴욕증권거래소의 트레이더 <출처=블룸버그통신> |
14일(현지시각) 업계에 따르면 내년 말 지수 전망을 제시한 11개 IB 가운데 절반을 웃도는 6개 IB가 적중 여부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았다. 내년 지수가 전망치에 부합하거나 밑돌 것이라는 관측이다. 또 4개 IB는 내년 지수가 올해 전망치를 밑돌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모간 스탠리는 내년 뉴욕증시의 수익률이 저조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상당수의 투자가들이 이 같은 전망에 공감하고 있다고 전했다.
모간 스탠리는 내년 말 S&P500 지수가 2175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 11일 종가를 기준으로 상승률이 8%에 그칠 것이라는 얘기다. 이는 올해 초 제시했던 2275에 못 미치는 수치다.
상황은 그 밖에 IB도 마찬가지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메릴린치는 연초 제시했던 2016년 말 S&P500 지수 전망치인 2200의 실현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입장이다.
사비타 서브라마니안 BofA 전략가는 “기업 실적 측면에서 올해 뉴욕증시는 ‘잃어버린 1년’에 해당한다”며 “주가를 끌어올리는 동력이 기업 수익성이라는 측면에서 내년 전망 역시 흐리다”고 말했다.
11개 IB의 전략가들이 제시한 내년 S&P500 지수 전망치 평균은 2206으로, 1년 전 제시한 올해 전망치인 2208에 못 미치는 실정이다.
지난 11일 기준으로 올해 S&P500 지수는 2% 가량 떨어졌다. 산타랠리에 대한 기대는 이미 식었고, 정크본드 시장의 파열음이 투자심리를 더욱 냉각시키는 상황이다.
투자가들은 내년 증시 역시 기업 매출액과 이익 부진에 따른 조정 압박과 변동성 상승을 겪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IB 업계뿐 아니라 머니매니저들도 고객들에게 내년 주식투자의 고수익률에 대한 기대를 지양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세드 마스터스 번스타인 프라이빗 웰스 매니지먼트 최고투자책임자는 “2016년뿐 아니라 앞으로 5년간 뉴욕증시의 수익률이 저조할 것”이라며 “중장기적으로 연간 지수 상승률이 6~7%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는 2% 가량의 배당 수익률을 포함한 것으로, 실제 지수 상승률은 4~5%에 그칠 것이라는 얘기다. 문제는 이와 함께 주가 변동성이 높을 것이라는 점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일부에서는 금융업계 전반의 비관론과 경계감이 오히려 강세장을 예고하는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윌리엄 해크니 애틀란타 캐피탈 매니지먼트 파트너는 “대다수의 투자자들이 2016년 증시에 대해 보수적인 전망을 취하고 있다”며 “오히려 내년 주가가 시장의 예상보다 강할 수 있고, 특히 에너지 가격이 오름세를 보일 경우 주가 상승폭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내년 임금 상승으로 인해 인플레이션이 가파르게 상승할 경우 주가에 악재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