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승환 기자] '미스터 위안화' 저우샤오촨(周小川 주소천) 중국 인민은행장은 올 한해 세계 중앙은행장 중에서 가장 강력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인물로 꼽힌다.
13년째 인민은행을 이끌고 있는 저우 행장은 지난 1년 중국 자본시장 개혁을 선두 지휘하는 동시에 과감한 금융 정책으로 전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 과정에서 위안화를 IMF 특별인출권(SDR)에 포함시키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올 한해 저우 행장의 뚝심이 중국 자본시장 개방과 금융 선진화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전반적인 평가다.
저우 행장의 올 한해 가장 큰 성과는 위안화의 SDR 편입이다. IMF는 지난달 30일 집행이사회를 열고 위안화의 SDR 편입을 결정(2016년 10월 발효)했다. 이로써 위안화는 미 달러화, 유로화, 일본 엔화, 영국 파운드화에 이어 5번째로 SDR 구성통화 지위를 얻었다.
저우 행장은 SDR의 옹호자이자 위안화의 SDR 편입을 주도해 온 인물이다. 앞서 지난 2009년 저우행장은 구조적 결함이 있는 달러화 대신 SDR을 기반으로 한 슈퍼 기축통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하며 위안화의 SDR 편입을 시도,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기도 했다.
위안화 환율 제도 개혁, 위안화 금리 자유화, 중국 은행간 시장 개방 등이 SDR 편입을 위해 올들어 저우 행장이 뚝심으로 밀고 나간 일련의 굵직한 조치들이다.
이와 관련해 주민 IMF 부총재는 "인민은행, 특히 저우샤오촨 인민은행장의 용기가 차질없이 개혁을 추진하는 원동력이 됐다"며 "이로 인해 위안화가 역사적인 순간을 맞게 됐다"고 평가했다.
저우샤오촨 인민은행장 <사진=바이두(百度)> |
저우 행장은 특히 자본시장 개방을 놓고 벌어진 개혁 보수 논쟁에서 개혁파 수장을 자처, 개혁 추진에 힘을 실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향후 5개년 경제 계획인 13.5 규획에 위안화 자유 태환 항목이 포함된 데도 저우 행장의 역할이 컸다는 게 시장의 전언이다.
중국 금융시보에 따르면 지난 8월 저우 행장이 직접 당간부들을 상대로 위안화 평가 절하와 환율 변동폭 확대의 필요성을 설득한 것으로 전해졌고, 실제로 8월11일 인민은행은 위안화를 사상 최대수준으로 절하하는 동시에 위안화 환율 변동폭을 확대하며 환율 중간가 개혁에 나섰다. 저우샤오촨 행장은 당시 시진핑 국가주석에게도 이 같은 조치의 필요성을 강력하게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6월에는 인민은행 화폐정책위원회(우리나라의 금융통화위원회)에 금리자유화와 환율자유화를 주장해온 황이핑 베이징대 교수, 바이충 칭화대학교 경제관리학원 부원장 등 두명의 소장파 학자를 합류시키기도 했다.
지난 1년 저우 행장은 통화정책을 통한 경기부양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인민은행은 올 들어 기준금리와 지급준비율을 다섯 차례씩 인하했다. 이는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당시 금리인하 5회, 지준율 인하 4회를 상회하는 수준이다.
중국 주요 경제매체에 따르면 인민은행의 단기유동성지원창구(SLF), 역RP 등 공개시장 조작을 통해 시장에 공급한 유동성의 규모도 사상 최대 수준이다. 농촌, 중소기업 등 특정 분야에 대한 단기자금 대출 금리 인하를 통해 자금 조달 여건을 완화하는 데도 주력했다.
시장은 또한 눈에 띄게 확대된 저우 행장의 광폭행보에도 주목했다. 인민은행장을 맡은 이래 좀처럼 주식시장을 언급하지 않았던 저우 행장이 직접 나서 A주 시장 달래기에 나서는가 하면, 인터넷 금융 P2P에 관한 평론을 두차례에 걸쳐 직접 발표하기도 했다.
저우 행장은 지난 9월 G20 재무장관회의에 참가해 "중국 정부가 일련의 정책적인 조치를 마련했고 인민은행도 다양한 방식으로 주식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고 있다"며 "이 같은 노력이 주식시장의 붕괴와 구조적 리스크를 막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P2P 금융과 관련해서도 "IT 기술 발전 추세에 맞춰 제3자 결제, 크라우드 펀드, P2P 자금조달 플랫폼 등의 역할을 빠르게 확대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전국 정협 부주석을 겸하고 있는 저우 행장은 지난달 12일 베이징 중산공원에서 열린 손중산 선생 탄생 149주년 기념식을 주제하며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다.
[뉴스핌 Newspim] 이승환 기자 (lsh8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