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에라 기자] 전문투자형 사모펀드(헤지펀드) 운용요건 완화로 헤지펀드 시장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기존 자산운용사 외에도 투자자문사, 증권사 등이 시장에 진출함에 따라 저마다 차별화된 전략으로 투자자들을 유치하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기존 헤지펀드 투자가 국내물 위주였다면 해외 단일국가를 비롯한 글로벌 투자로 시야를 넓혔다는 점에 주목할 만하다.
15일 금융당국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재까지 금융감독원에 전문투자형 사모펀드 신규 등록을 신청한 곳은 19곳이다.
금감원은 신청서를 제출한 순서대로 서류심사와 실사를 진행하고 있다. 인적, 물적요건을 확인하는 현장검사를 마치고 금융위원회에 검토의견을 보내면 최종승인이 날 예정이다. 신청서를 접수한 후 2달 이내에 금융위의 승인 작업이 마무리된다.
현재까지 금감원은 라임투자자문, LK투자자문, 파인밸류투자자문, 그로쓰힐투자자문, 피데스투자자문 등에 실사를 진행했다. 이르면 이달 중 일부 자문사는 전문투자형 사모펀드 최종 승인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이 준비하는 헤지펀드는 투자 대상을 글로벌로 확대했다는 점에 주목할만 하다.
피데스투자자문은 베트남 특화 자문사답게 베트남과 국내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를 선보일 예정이다. 현지 호치민사무소 리서치를 통해 종목 발굴에 나선 뒤 국내와 베트남 주식 롱숏전략을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라임투자자문은 대표 운용 스타일이던 주식 롱숏 전략 비중을 바탕으로 멀티스트래티지 전략을 활용한다. 롱숏 비중을 50% 정도로 가져가되 글로벌 상장지수펀드(ETF), 퀀트(계량분석), 이벤트 드리븐 등을 활용하는 펀드를 내놓을 예정이다.
그로쓰힐투자자문도 롱숏을 바탕으로 글로벌 ETF 등에 투자할 계획이다.
헤지펀드 사업을 신설하는 보고펀드도 글로벌ETF, 대체투자(AI) 등으로 투자 분야를 확대한다.
내년 헤지펀드 출시를 앞두고 있는 마이애셋자산운용은 국내는 물론 중국 본토주식에 투자하는 상품을 만들 계획이다. 펀더멘털 롱숏전략을 활용하되 장기적인 관점에서 중국 주식에 대한 롱(매수)전략을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이한영 마이애셋자산운용 유가증권운용본부 운용팀장은 "중국 시장에 개별 종목 투자를 하기 위해 매일 리서치를 업데이트 해야 하지만, 사실상 이렇게 하는 것이 쉬운일은 아니다"라며 "중국은 방향성 투자로 접근해야 하기 때문에 탑다운 방식으로 길게 들고 갈 것"이라고 말했다. 탑다운 방식은 하향식 투자방식이다. 한 나라의 경제구조와 정책부터 시작해 거시 경제를 분석하고 개별산업과 기업으로 분석 범위를 좁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전문투자형 사모펀드 운용요건 완화로 헤지펀드 투자 대상이 해외로 확대되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투자 대상을 국내로만 한정해서는 더 이상 기대할만한 수익률을 얻기 힘들게 됐다"며 "투자 대상이 더 많고, 기대 수익률도 높은 글로벌 투자를 활용하는 펀드들이 더 많이 나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말 기준 한국형 헤지펀드 35개 가운데 주식 외에도 글로벌ETF등에 다양하게 투자하는 멀티 스트래티지(Multi-Strategy)를 활용하는 펀드는 10개 내외에 불과하다.
[뉴스핌 Newspim] 이에라 기자 (ER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