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황숙혜 뉴욕 특파원] 연방준비제도(Fed)의 정책자들이 풀어내지 못하는 수수께끼 중 대표적인 것이 인플레이션이다.
6년간에 걸친 제로금리와 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한 고용에도 인플레이션이 숨을 죽이고 있기 때문. 금융업계 이코노미스트 역시 이렇다 할 답을 찾아내지 못하고 있다.
국제 유가를 포함한 상품 가격의 급락을 감안하더라도 현 수준의 인플레이션은 의문이라는 것이 정책자와 투자가들의 공통된 반응이다.
미국 유통업체 타겟 <출처=AP/뉴시스> |
하지만 금리인상이 오히려 인플레이션 상승을 부추길 것이라는 주장이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전통적인 금리와 인플레이션의 역학관계가 성립하지 않을 뿐 아니라 경제 교과서와 상반되는 상황이 전개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연준의 이달 금리인상 움직임이 적절치 않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물가가 바닥권에서 정체된 상황에 긴축을 실시했다가 디플레이션 리스크를 촉발시킬 것이라는 우려다.
존 코히레인 후버 연구소 연구원은 “연준이 금리를 인상할 때 소비자들의 경기 회복에 대한 신뢰가 높아져 지출을 느릴 것”이라며 “이로 인해 인플레이션이 상승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준의 장기 제로금리 정책에도 하이퍼 인플레이션이 발생하지 않은 것은 놀라운 일이며, 이를 통해 일반적으로 알려진 금리와 인플레이션의 상관관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는 주장이다.
스티븐 윌리엄슨 세인트 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이코노미스트와 스테파니 슈미트 그로히 콜롬비아 대학 이코노미스트 역시 같은 의견이다.
중앙은행의 금리인상이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를 부추기고, 고용에 대한 신뢰를 높여 소비 확대 및 물가 상승의 선순환을 형성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일부 연준 정책자들도 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 루이스 연준은행 총재가 대표적이다.
지난 8월과 11일 연설에서 그는 저인플레이션이 연준의 장기 제로금리 정책에서 비롯된 것일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월가의 이코노미스트들이 내년 연준이 3차례의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예상하는 가운데 골드만 삭스는 인플레이션의 가파른 상승을 경고했다.
내년 말까지 연준이 예의주시하는 개인소비지출(PCE) 인플레이션이 1.6%까지 상승해 정책자들의 목표 수준인 2.0%에 근접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올들어 지난 10월까지 PCE 인플레이션이 불과 0.2% 오른 점을 감안할 때 내년 가파른 물가 상승을 예고한 셈이다.
한편 연준의 통화정책 회의 결과 발표를 하루 앞두고 공개된 11월 소비자물가는 전월과 같은 수준에 머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전년 동기에 비해 소비자물가는 0.5%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