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정연주 기자] 경제의 기초체력을 나타내는 잠재성장률(GDP)이 기존 3%대 중반에서 '3.0~3.2%'로 떨어졌다. 3%대는 사수했지만 고질적인 '성장동력 부재'는 여전히 극복해야 할 숙제로 남아 있다.
16일 한국은행은 2016년부터 2018년까지 잠재성장률을 3.0~3.2%라고 발표했다. 기존 3.6%에서 하향 조정된 것이다.
잠재성장률이란 국민경제의 포괄적 생산능력으로, 추가적인 인플레이션 유발 없이 달성할 수 있는 최대 생산량을 의미한다. 최근 고령화 등 인구구조 변화와 설비투자 감소 등 성장동력 저하가 극심해지면서 일각에선 잠재성장률이 2%대까지 하락할 것이라고 추정하기도 했다.
위는 2005년 8월 보도참고자료, 아래는 2013년 4월 보고서 <자료=한국은행> |
한은이 2013년 4월 이후 잠재성장률을 발표하지 않은 것도 크게 낮아진 수치 때문이라는 분석도 제기됐었다. 이에 이주열 한은 총재는 잠재성장률이 2%대까지 떨어지지 않았다고 수차례 밝혀왔었다.
서영경 한은 부총재보는 "생산함수모형과 구조모형 등을 토대로 추정했다"며 "모형 추정방법이나 시기따라 특정주기로 발표하겠다는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이에 내년 1월 한은의 수정경제전망에서 GDP갭 마이너스(실제GDP와 잠재GDP와의 차이)가 일부 축소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만 구조적 요인으로 잠재성장률이 하락했음에도 금리 인하 등 공격적인 경기 부양책에만 지나치게 치중했다는 비판에도 빗겨나가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경제 성장을 지속가능 하게 하는 수출과 설비투자 부문은 후퇴하고 부동산 관련 업종만 덩치를 키우는 기형적인 행태는 우리 경제의 어두운 일면이다. 특히 잠재성장률을 높일 수 있는 핵심 요소인 설비투자도 3분기 속보치(2.0%)보다 낮은 1.8% 증가에 그쳤다.
한 금통위원은 11월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에서 "설비투자가 2012∼2013년 조정과정을 거친 후 2014∼2015년 추세수준으로 복귀했으나 수출 부진, 기업의 매출 감소세, 인구구조 변화 등에 따른 소비 제약 등을 고려하면 향후 추세수준을 지속할 것으로 낙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강환구 한은 계량모형부 팀장은 "인구 측면에서 구조적인 문제와 투자 부진, 서비스업 생산성 저하 등이 잠재성장률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며 "GDP 갭 마이너스 축소 가능성은 내년 1월 전망에서 성장 전망 경로가 어떻게 바뀌는지에 따라 영향을 받을 수 있어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잠재성장률과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다음 달 첫째 주 조사통계 월보에 실릴 예정이다.
[뉴스핌 Newspim] 정연주 기자 (jyj8@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