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황숙혜 뉴욕 특파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2006년 이후 첫 금리인상을 단행, 마침내 제로 금리 정책을 종료한 가운데 금융시장은 비교적 차분한 반응을 보였다.
이제부터 관건은 앞으로 통화정책 정상화 과정의 속도다. 시장 전문가들은 내년 3월까지 연준이 추가 금리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을 50%로 예상하고 있다.
이와 함께 내년 연준이 매파 기조를 취할 것이라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최근까지 6차례의 회의 성명서에서 비둘기파 색깔이 두드러졌지만 정책위원들의 교체로 인해 내년 행보가 달라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회의 후 기자회견을 갖는 재닛 옐런 연준 의장 <출처=블룸버그통신> |
16일(현지시각) 오후 2시 투자자들의 시선이 집중된 가운데 연준은 0.25%포인트의 금리인상을 발표했다.
이미 예상했던 회의 결과에 금융시장은 차분한 반응을 보였다. 회의 결과 발표 전 0.5% 내외의 상승을 나타냈던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회의 후 상승폭을 1% 선으로 확대하며 강한 랠리를 연출했다.
채권시장 역시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회의 결과 발표 전 2년물 국채 수익률이 1% 선을 ‘터치’ 했지만 금리인상 소식이 전해진 뒤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1bp 오르는 데 그쳤다.
달러화는 약세를 나타냈다. 6개 통화 바스켓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는 장중 좁은 박스권에서 횡보한 뒤 회의 결과 발표 후 0.36% 떨어졌다.
특히 유로화에 대해 달러화는 0.6% 내림세를 나타냈다. 반면 엔화에 대해서는 0.2% 내외로 완만하게 상승했다.
한편 이날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은 앞으로 ‘점진적인’ 속도의 금리인상을 진행할 것이라는 입장을 강조해서 밝혔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내년 연준이 매파에 기운 정책 행보를 취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통화정책 결정권을 가진 12명의 정책위원 가운데 6명이 이른바 비둘기 파로 꼽히며, 1명이 중도파로 분류되지만 내년 비둘기파에 속하는 찰스 에반스 시카고 연준은행 총재를 포함한 3명의 정책위원이 물러나고 새롭게 등판하는 이들이 모두 매파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국채 선물시장은 내년 말 연방기금 금리가 0.875%까지 오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내년 말까지 정책 금리가 1%에 이르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또 이날 회의 후 국채 선물 트레이더들은 내년 3월까지 연준이 추가 긴축을 단행할 가능성을 50%로 예상했다. 이와 함께 내년 말까지 연준이 3차례에 걸쳐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내다봤다.
호워드 골드 골든에그 인베스팅 에디터는 “내년 이맘쯤 연방기금 금리가 1%까지 오를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 경제 성장이 점진적인 속도에 그치는 만큼 정책 금리가 2018년까지 3.0~3.5%선으로 인상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금리인상이 만장일치로 결정됐다는 사실에 높은 의미를 부여했다. 앞으로의 정책 향방을 엿볼 수 있다는 얘기다.
마크 케프너 차트햄 트레이더는 “전반적인 회의 결과가 시장의 예상에 부합했다”며 “다만 이번 금리인상이 만장일치로 이뤄졌다는 것은 주목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스티븐 우드 러셀 인베스트먼트 전략가는 “연준이 이번 금리인상으로 금융시스템과 경제 성장에 대한 확신을 보인 동시에 ‘서프라이즈’나 매파 색깔을 드러내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