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황세준 기자] 올해 전자업계는 삼성전자의 간편 결제 서비스인 ‘삼성 페이’, 통돌이 세탁기와 드럼 세탁기를 합친 LG전자의 ‘트윈 워시’ 등 혁신 제품과 서비스들을 선보였다. 업체들의 이같은 행보는 차별화된 기술로 승부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현실 인식이 반영됐다.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 전자기업들의 혁신 행보는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가전박람회 CES(Consumer Electrinics Show) 2015에서부터 확인됐다. 이 행사는 각 기업들이 출시를 앞둔 신제품과 신기술을 소개하며 경쟁하는 자리다.
◆발밑까지 따라온 중국 TV 기술력…콘텐츠로 차별화
당시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글로벌 TV 제조사인 소니, 샤프, 파나소닉 등과 함께 'UHD 얼라이언스'를 출범했다. 프리미엄 UHD 콘텐츠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중국 업체들과의 차별성을 확보하기 위한 목적에서다.
삼성전자는 CES 2016에서 양한 스마트 TV용 게임을 공개한다. <사진=삼성전자> |
중국 업체들의 TV 기술력은 국내 업체를 발밑까지 추격한 상황이다. 가격도 싸다. 실제 올해 10월 중국 기업인 샤오미가 4K(UHD) 화질을 제공하는 60인치 TV를 선보였는데 이 제품은 가격이 대당 90만원으로 국산 동급모델 대비 반값 수준이다.
국내 기업들은 샤오미 TV에 대해 “보여주기식 제품”이라고 평가면서도 이 제품이 국내 시장에 본격 진출할 경우 가격경쟁에서 이기기 힘들다는 데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때문에 각 기업들은 지난해까지 프리미엄TV 성능 향상에 주력했다면 올해부터는 소비자들이 프리미엄 TV를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 콘텐츠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LG전자는 지난 11월 국내 업계 최초로 스마트 TV용 콘텐츠 앱인 ‘구글 플레이 무비 & TV(Google Play Movies & TV)’를 출시했다.
LG전자는 내년 CES 행사에서 원하는 장면만 확대 가능한 기능 등을 탑재한 스마트 TV를 공개하고 이를 통해 소비자 편의성을 강조, 스마트 TV 시장을 선도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스마트 TV 전 라인업에 게임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현재 43개국에서 서비스하는 삼성 스마트 TV 게임은 올해 1월 누적 다운로드수 140만건, 월 사용자수 140만명에서 11월말 누적 다운로드수 800만건, 월 사용자수 450만명으로 증가했다.
삼성전자는 내년 CES에서 스마트 TV로 즐길 수 있는 게임을 추가 공개, TV를 단순히 보는 기기를 넘어 엔터테인먼트 기기로 활용하고자 하는 소비자의 니즈를 공략할 계획이다.
◆저가 스마트폰 공세 ‘삼성 페이’로 넘어…LG도 준비
스마트폰 분야에서도 차별화된 콘텐츠가 화두였다. 소비자들에게 휴대폰의 새로운 사용법을 선사한 삼성전자의 간편 결제 서비스 ‘삼성 페이’가 대표적이다.
삼성페이로 버스를 이용하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
올해 TG앤컴퍼니의 SKT 전용폰 ‘루나’ 등 사양은 프리미엄급이면서도 가격은 중저가 수준인 제품들이 국내 시장에 잇따라 출시된 가운데 삼성전자는 기기 성능경쟁보다는 삼성 페이를 통한 차별화를 내세웠다. 간편한 사용성, 범용성, 높은 안전성 등 세가지 강점을 집중 홍보했다.
그 결과 지난 8월20일 공식 출시된 삼성페이는 약 2개월만에 하루 결제건수 10만건, 누적 가입자 100만명, 누적 결제금액 1000억원 이상을 기록했고 최근에는 누적 결제금액 2500억원, 누적 결제건수 1000만건을 돌파했다. 교통카드 기능도 추가됐다.
삼성전자는 내년 초 자사 중저가 스마트폰 모델인 ‘갤럭시 A’ 시리즈에도 삼성 페이 서비스를 제공해 저변을 확대할 계획이다. 중국에서도 최대 국영 신용카드사인 유니온페이와 협력해 서비스를 시작한다.
회사 관계자는 “간소화된 결제 과정과 다중보안솔루션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더욱 안전하고 편리한 모바일 결제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LG전자도 간편 결제 서비스 출범을 선언하고 출시 준비 중이다. 지난 11월 신한카드, KB국민카드와 모바일 결제 서비스 제공을 위한 전략적 업무 제휴를 체결했고 앞으로 제휴 카드사를 늘려갈 계획이다.
LG전자는 가맹점 단말기의 결제 방식에 구애 받지 않고 어디서나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 곧 ‘범용성’을 무기로 삼성페이를 추격한다. 업계는 여러 종류의 신용카드 정보를 한곳에 담아 스마트폰과 연동하는 '화이트카드' 방식을 채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주요 파트너사와의 전략적 협업을 통해 언제 어디서나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LG전자만의 새로운 모바일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세상에 없던 세탁기 ‘트윈워시’·‘애드워시’
올해 전자업계의 혁신은 세탁기에서도 나타났다. 연초 CES에서 LG전자가 통돌이 세탁기와 드럼 세탁기를 결합한 ‘트윈워시’를 선보이고 7월 국내 시장에 출시한 데 이어 8월에는 삼성전자가 언제든지 세탁물을 추가할 수 있는 드럼세탁기 ‘애드워시’를 출시했다.
전문 모델이 LG전자 '트윈워시' 신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LG전자> |
5년을 투자해 개발한 ‘트윈워시’는 분리 세탁, 동시 세탁, 공간 절약, 시간 절약 등 이전까지 경험해 보지 못한 혁신적인 세탁 경험을 고객들에게 제공한다.
소비자들은 세탁기 두 대 가운데 한 대만 사용할 수도 있고 혹은 두 대를 동시에 사용할 수 있다. 기존에 LG 드럼 세탁기를 보유 중인 소비자는 하단 ‘미니워시’만 구매해 결합 사용할 수 있다.
이 제품은 국내에서 하루 판매량이 최대 500대를 기록하는 등 돌풍을 기록했고 미국에서 신속하게 배송해 달라는 현지 유통업계의 요청이 쇄도해 LG전자가 처음으로 배가 아닌 항공편을 이용해 배송하기도 했다. LG전자는 내년 CES에서 ‘트윈워시’를 기반으로 내구성, 편의성, 디자인을 강화한 세탁기 브랜드 ‘시그니처’를 선보일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혁신적인 기술 기반의 시장선도 제품으로 글로벌 세탁기 시장 1위를 굳건히 지켜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애드워시’는 출시 이후 6주만에 국내 판매 1만대를 돌파하면서 삼성전자의 주력 제품으로 자리잡았다. 윤부근 삼성전자 CE부문장(사장)은 지난 9월 독일 IFA 전시회에서 내년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하는 드럼세탁기의 60% 이상을 '애드워시로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제품은 드럼세탁기 도어에 추가로 작은 문을 내 세탁이 진행 중이더라도 세탁물을 추가할 수 있다. 추가 세탁물을 넣기 위해 동작을 멈추고 물을 빼거나 할 필요가 없다.
삼성전자는 ‘애드워시’를 내년 CES에서 소개하고 상반기까지 유럽을 비롯한 북미, 중국, 중동, CIS, 아시아, 아프리카 등 글로벌 시장에도 순차적으로 출시할 예정이다.
회사 관계자는 “소비자들의 불편함과 수고로움을 해소하기 위한 고민 끝에 탄생한 제품”이라며 “배려의 혁신을 지속 추진해 나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황세준 기자 (hsj@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