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조인영 기자] 계열사 리스크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 계열사인 한진해운은 선복량(운송량) 공급과잉으로 인한 운임하락으로 4분기 실적에 빨간등이 켜졌다.
B737-800 <사진=대한항공> |
지난 2013년 말 유동성 위기에 빠진 한진해운은 재무구조 개선안 발표 이후 현재까지 119%의 달성률을 기록하며 올해 3분기(연결기준) 연속 흑자에 성공했다.
그러나 매출의 90%를 담당하는 컨테이너선 업황이 올해 최악의 침체기를 겪은데다 컨테이너선 수송량이 당초 계획 보다 미달하면서 실적 감소가 불가피해졌다.
한진해운은 3분기까지 513만TEU 규모의 수송량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했으나 실제 수송량은 67%인 345만TEU에 그쳤다. 4분기가 통상 비수기임을 감안할 때 실적 반등 가능성은 낮다.
해운 시황 회복도 불투명해지면서 신용평가기관도 정부 및 채권단 등 외부지원 없이 유동성 리스크 회복은 어렵다며 신용등급을 낮추고 있다.
한진해운에 대한 추가지원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대한항공의 신규 투자가 점쳐진다. 대한항공은 한진해운의 지분 33.23%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대한항공은 이미 작년 6월 유상증자 참여로 한진해운에 4000억원의 자본금을 출자한 데 이어 올해 8월에는 2200억원의 자금을 대여한 바 있다.
신민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한진해운은 3분기까지 영업흑자를 유지했지만, 지난 10월 이후 운임이 빠르게 하락하면서 4분기 영업적자가 예상된다"며 "회사채 신속인수제 종료로 최근 신용등급이 하향하고 있어 한진해운 지원이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나 대한항공은 저가 항공사 등장에 따른 경쟁 심화와 외화환산순손실 등의 여파로 지난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으며 올해에는 5700억원의 순손실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여기에 계열사 추가 지원을 검토할 경우 재무 부담 가중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에어서울의 연내 사업면허 취득 불발과 에어부산의 상장 지연으로 수익성 회복이 더뎌지고 있다.
자회사인 에어서울은 지난 10월 사업면허를 신청하고 연내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당초 지난달 27일 승인이 날 것으로 예상했으나 한 달 뒤인 28일까지 허가가 나지 않고 있다.
국토부는 좀 더 면밀한 검토를 위해 이달 말까지 타당성 검토를 진행하겠다는 방침이나, 검토가 끝나더라도 최종 결정은 지연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에 따라 면허취득이 연내 성사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면허를 취득하더라도 운항증명(AOC)를 별도로 받아야 정상 운영이 가능한데, 운항증명은 항공운송사업을 위한 운항을 허가하는 증명을 말하며, 발급 시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통상 본검사까지는 대체적으로 6개월간의 기간이 소요되며 많은 보완이 필요할 경우, 그 이상도 걸리기 때문에 당초 예상한 상반기 취항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에어부산의 상장(IPO)지연도 아시아나항공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아시아나는 에어부산 지분 46%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한 차례 상장 계획이 무산된 에어부산은 올해 다시 추진 의사를 피력했으나 주주들간의 공감대 형성 부족으로 결국 철회됐다.
무산 배경에는 공모자금의 활용처가 명확하지 않다는데 따른 우려가 크게 작용했다. 상장으로 확보된 자금을 에어서울 설립에 쓸 것이라는 시각이 팽배했기 때문이다.
에어부산은 약 1000억원의 공모자금을 확보해 신형 항공기 구매 등에 활용할 예정이었으나 무산되면서 자금 확보에 차질이 생겼다. 내년 재상장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으나 무산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아시아나항공은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31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36.8% 감소했다. 같은 시기 부채비율은 856%로 수익성 회복을 위해서는 자회사들간의 시너지가 절실한 상황이다.
한편, 금호아시아나는 오는 30일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비상경영방안을 발표하고 사업 축소 및 비수익성 노선 정리, 희망퇴직 등 고강도 쇄신안을 단행할 방침이다.
[뉴스핌 Newspim] 조인영 기자 (ciy81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