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황세준 기자] 삼성물산 상사부분 소속 직원 800여 명이 불편한 연말을 보내고 있다. 건설 등 다른 사업부문들의 사옥 이전 방침이 확정됐지만 상사부문만 감감 무소식이기 때문이다.
29일 관련업계 및 회사측에 따르면 삼성물산 상사부문은 현재 입주해 있는 삼성 서초사옥 B동을 떠날지 여부조차 결정되지 않았다. 반면, 다른 사업부문들은 이전방침을 확정했다.
삼성물산은 최근 조직을 건설부문, 리조트부문, 상사부문 등 3개 부문으로 개편한 데 이어 지난 22일자로 건설부문이 내년 3월까지 사옥을 경기도 판교 알파돔시티로 옮기기로 확정했다.
또 서울 중구 태평로 삼성본관을 사용 중인 삼성물산 리조트부문은 경기도 용인 에버랜드 인근으로 이전할 예정이다. 그러나 삼성물산 상사부문은 태평로 삼성본관으로 옮길 것이라는 소문만 무성할 뿐 결정된 게 없다.
삼성물산 안팎으로는 상사부문 사옥이전 관련한 방침이 병신년 새해를 맞이한 이후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중론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현재 분위기로는 태평로 삼성생명 빌딩 매각문제 처리 이후 삼성물산 상사부문 이전이 확정될 것 같다”며 “(상사부문) 인원이 800명 정도로 많지 않아 금융사들 이동 후에 결정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삼성물산 서초사옥. <사진=뉴스핌 DB> |
삼성그룹은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증권, 삼성카드 등 금융계열사들을 서초사옥으로 모으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현재는 태평로에 삼성생명, 삼성증권, 삼성카드가 있고 을지로에 삼성화재가 있다.
금융 계열사 이전은 삼성생명이 태평로에 보유한 3개 건물 중 삼성 본관을 제외하고 삼성생명 본관과 삼성 본관 뒷편의 건물 매각을 전제로 하고 있는데 아직 매각되지 않은 상태다.
거주지가 회사 인근인 상사 직원들의 경우 사옥 이전 시 출퇴근에 영향을 받는다는 점에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삼성 서초사옥과 태평로 삼성본관 거리는 자동차 최단 경로로 29분 소요된다. 벌써부터 이사를 고민하는 직원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현재 삼성전자가 사용 중인 서초사옥 C동에 공실이 많다는 점에서 상사부문 인력 이동 필요성이 낮다는 지적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앞서 서초사옥에 근무하던 디자인 인력 2500여 명이 서울 우면동에 위치한 '서울 R&D 캠퍼스'로 이동했다. 같은 건물을 사용하던 삼성전기도 홍보인력 등 일부를 제외하고 서초사옥에 입주해 있던 자금팀과 IR팀 인력을 수원 본사로 이동시켰다.
삼성물산에서 이동하는 인원 약 3100명을 더하면 삼성 서초사옥 B동과 C동을 합해 5000명 이상의 빈자리가 생긴다. 여기에 삼성전자는 서초사옥의 지원조직도 내년 3월 경 수원 삼성디지털시티로 옮기는 방안을 검토 중이어서 빈자리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한편, 삼성그룹 계열사 자리 재배치는 6년만이다. 삼성그룹은 지난 2008년 삼성전자가 서초사옥에 새 둥지를 튼 이후 2009년 서초동에 제조업 계열사, 태평로에 금융 계열사를 두는 형태를 완성했다.
[뉴스핌 Newspim] 황세준 기자 (hsj@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