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기락 기자] 자동차 업계가 오는 31일 개별소비세 인하 종료에 아쉬움을 나타내고 있다. 경기 불황으로 인한 상반기 내수 부진을 개소세 인하 덕에 하반기 만회했지만, 내년 또 다시 내수 침체가 올 것이란 우려에서다.
30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개소세 혜택이 시행된 9월부터 11월까지 국내 완성차 5개사의 내수 판매량은 41만8616대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5.8% 늘어난 것으로, 개소세 인하가 판매 증가로 이어진 것이다.
이에 따라 올해 자동차 내수 판매는 지난해보다 8.1% 증가한 180만대를 기록하며 역대 최대치를 경신할 것으로 보인다. 국산차 내수 판매는 154만대로, 6.5% 증가하고, 수입차도 18.5% 늘어난 26만대를 달성할 전망이다.
현대·기아차는 올해 신형 투싼을 비롯해 쏘나타, 신형 아반떼, 신형 스포티지, 신형 K5 등 베스트셀링 모델을 출시했다. 이 가운데 신형 아반떼는 개소세 인하 효과와 맞물려 내수 판매를 견인했다. 신형 아반떼는 지난 9~11월 2만8398대 팔렸다. 쌍용차 티볼리도 10월 최다 판매를 기록했다.
이와 함께 신형 투싼과 싼타페, 카니발 등 인기 차종에 계약이 몰리면서 출고 적체가 심화됐다. 특히 현대차 내부적으로는 지난 11월 제네시스 EQ900의 사전계약 첫날 4342대 기록을 개소세 효과로도 보고 있다. 2009년 2월 에쿠스가 첫날 달성한 계약대수는 1180대와 비교하면 4배에 육박했기 때문이다.
KAMA 관계자는 “개소세 인하 후 10월까지 66일간 국산차 업체의 일평균 내수 판매는 18.6% 증가했다”며 “개소세 인하에 따라 내년 자동차 수요를 앞당긴 선수요 효과가 있었다”고 말했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내년 내수 시장이 다시 침체될 것으로 보고 있다. 개소세 인하 종료와 함께 시장 전망도 흐리기 때문이다. 또 국산차 입장에선 한EU 자유무역협정(FTA)과 한-미FTA에 따라 내년 1월1일부터 들어오는 무(無)관세 수입차도 부담 요인이다.
내년 자동차 내수 시장은 올해 보다 2.9% 줄어든 175만대가 될 전망이다. 국산차는 4.6% 감소한 147만대다. 반면, 수입차는 7.7% 증가한 28만대가 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수입차는 국내 진출 후 올해 첫 20만대 판매를 넘어섰다.
이와 관련, 박홍재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 소장(부사장)은 “내년은 개소세가 종료와 함께 SUV 신차도 거의 없다”며 “올해 기저효과가 합쳐져 마이너스 성장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산차 관계자는 “정부의 개소세 인하에 맞춰 완성차 업체가 신차 출시 및 각종 프로모션 등을 강화해왔다”며 “경기 부양 효과가 단기간에 나타나는 것이 아닌 만큼, 개소세 인하 및 이에 준하는 후속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기락 기자 (people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