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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코리아] 코카콜라 자판기의 비밀

기사등록 : 2016-01-04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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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oT와 빅데이터의 현재: 마케팅, R&D 촉진, 판매재고관리-이익 신장
2020년까지 260억개 IoT... '리틀 빅브라더' 시대 열리나 우려도

[뉴스핌=이고은 이홍규 기자] 사물인터넷(IoT)과 빅데이터가 이끄는 시대가 눈 앞에 성큼 다가왔다. 뉴스핌은 신년을 맞아 현재 세계 유수의 기업들이 이 차세대 기술들을 어떻게 이용하고 있고 소비자와 연구개발진 그리고 마케팅인력이 어떻게 새로운 경험을 얻고 있는지 소개한다.

이제 국내 기업들도 '예고된 미래'를 어떻게 준비해야할지 고민해봐야 할 때다.

◆ IoT: 코카콜라 자판기가 정보수집 기계?

#미국 캘리포니아 소재 대학에 다니는 유나 킴(23)씨는 캠퍼스에서 콜라 자판기를 자주 이용한다. 코카콜라에서 새로 출시한 자판기 <프리스타일>은 기존의 콜라에 다양한 맛을 조합해서 뽑을 수 있는 신개념의 음료 자판기다. 그는 인기 텔레비션 쇼가 시작하기 전에 늘 콜라를 뽑아 준비한다. 친구들과 함께 모여 콜라를 마시며 쇼를 시청하는 것은 그에겐 일상적인 스트레스 해소법이다.

#코카콜라 마케팅 전략팀에서 근무하는 존 애저튼(32)씨는 코카콜라 자판기에서 실시간으로 전송되는 소비자 행동 패턴을 받아 분석한다. 사물인터넷으로 연결된 전국의 자판기는 소비자들이 언제, 어디서, 어떻게 상품을 구입하고 소비하는지에 관한 유의미한 정보를 제공한다. 애저튼씨는 자판기에서 확보된 소비자 통계로 타겟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얼마 전 코카콜라는 자판기에서 수집된 정보를 분석해 특정 TV쇼 전에 대학 캠퍼스에서 음료 소비가 급증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기업이 사물인터넷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가장 즉각적인 혜택은 '실시간 소비자 정보'다. 그간 소비자 행동 패턴 분석은 매장 안에서만 제한적으로 이루어졌다. 입증이 덜 된 보고서에 의존하며, 기업들은 소비자 행동 패턴을 어림 짐작할 수밖에 없었다. 자연히 미래 전략에 대한 리스크는 높아졌다.

그러나 사물인터넷으로 연결된 기기들이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제공한다면, 기업들은 미래 전략에 대한 인사이트(Insight)를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빠르고 정확하게 얻을 수 있다. 사물인터넷으로 수집되는 '정보'는 현재의 '구매'보다 더 가치가 높은 것이다.

◆ IoT: 실시간 제품 이상 알아채는 R&D팀

#심장질환으로 오래 고생했던 해리 가드너(67)씨는 얼마 전 아이리듬(iRhythm)이라는 전자 패치를 구입했다. 아이리듬은 가슴부분에 부착하면 심장 박동을 감지해 심장의 상태를 진단해주는 의료보조기기다. 가드너씨는 저렴한 가격과 간편한 사용방법, 그리고 빠른 업데이트에 만족하고 있다.

#아이리듬 연구개발(R&D)팀의 사라 케인(42)씨는 판매된 아이리듬이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는지 사물인터넷을 통해 확인한다. 소비자들이 사용 중인 제품의 정보를 받아보다 보니 무엇을 업데이트해야 할지도 빠르게 깨달을 수 있다. 케인씨는 사물인터넷을 통해 제품 R&D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사물인터넷을 통해 기업과 제품을 연결하면 마케팅 뿐만 아니라 연구개발에도 폭넓은 도움이 된다. 기업은 소비자들이 제품을 어떻게 사용하고 있는지 지켜볼 수 있다. 소비자 행동과 니즈에 맞춰 차세대 제품을 설계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전에는 제품의 내구성을 확인하기 위해 반품 비율을 조사하는 방법밖에 없었지만, 사물인터넷 시대에는 제품의 작동상태를 반품 이전에 바로바로 체크할 수 있다. 제품이 언제 고장나는지를 정확하게 파악하면 R&D팀이 문제를 개선하기 수월해진다.

<그래픽=홍종현 미술기자>

◆ 빅데이터: 당신만을 위한 세일정보가 메시지로

#맨해튼에 거주하는 제니 이클레어(36)씨는 오후 12시경 회사 동료들과 회의를 하던 중 한 인터넷 쇼핑몰 업체로부터 이메일을 받았다. 얼마 전 친구의 추천으로 가입한 명품 프라이빗 인터넷 쇼핑 업체 길트(Gilt)에서 날라온 메일이었다. 회의실에서 나와 도착한 메일 확인 버튼을 누르자 얼마 전 부터 갖고 싶어했던 제품의 세일 정보가 휴대폰 안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놀라움과 함께 세일 기회를 놓쳐버릴 수도 있다는 생각에 구매 버튼을 눌렀다. 그가 메일을 확인하고 제품을 구매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5분. 그리고 그는 다시 회의실로 들어가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동료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회원제로 운영되는 길트(Gilt)의 영업 담당자 마이클 밀튼(28)씨는 매일 정오, 고객들에게 3000개 이상으로 구성된 다양한 세일 메시지들을 메일로 보낸다. 메일은 지난 8년간 회사에 축적된 고객들의 선호도, 성향 등을 반영해 모두 다른 내용으로 이뤄져 있다. 세일 정보도 매일 30개의 다른 정보들로 업데이트 된다. 매일 정오마다 고객한 명 한 명을 위한 맞춤형 세일 정보가 보내지는 셈이다.

길트가 이렇게 매일 다른 맞춤형 세일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건 빅데이터(Big Data)에 기반한 고객 성향 분석 시스템을 도입했기 때문이다. 기업은 소셜미디어에서 회사 페이지를 구독하는 고객들의 텍스트, 사진 등을 분석해 회원들의 성향을 파악한다.

길트 그룹의 웰링턴 폰세카 마케팅 담당 부사장은 "우리는 소셜, 이메일 등에서 얻어진 데이터들을 통해 선호도를 파악하고 서비스를 제공한다"며 "고객들로 하여금 우리가 '고객에 대해 잘 알고 있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말했다.

◆ 빅데이터: 노드스톰 영업이익 60% 증대 비결

#시애틀에 거주하는 가레츠 시겔(26)씨는 최근 출시된 A사 바지를 구입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하지만 바지가 인기가 많은 탓에 가는 매장 마다 품절로 발걸음을 돌려야만 했다. 하지만 그는 최근 미국의 유명 백화점 노드스톰(NordStorm)의 앱(App)을 통해 이 문제를 단번에 해결할 수 있었다. 앱에서 자신이 원하는 바지를 조회하면 전국 백화점 별로 자신이 원하는 바지의 사이즈와 재고 등을 한 번에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친구의 추천 덕분에 집에서 가장 가까운 시애틀 노드스톰 백화점에서 바지를 구입할 수 있었다.

#노스스톰 IT팀에서 근무하는 닉 카터(39)씨는 빅데이터를 활용해 온-오프라인이 가지고 있는 장점을 통합하는 일에 주력하고 있다. 자체 앱(App)을 개발해 고객이 원하는 제품의 재고와 매장 위치 등을 쉽게 파악할 수 있게 만든 것이다. 뿐만 아니라 200만개의 페이스북, 450만개 핀터레스트, 30만개의 트위터 등의 보유 소셜 데이터를 통해 고객의 성향에 맞는 맞춤형 서비스, 할인 쿠폰 등을 제공하고 있다. 최근 회사는 온라인 페이지에 핀터레스트에서 가장 많은 횟수의 'Pin'을 받은 상품만을 위한 카테고리를 별도로 마련하기도 했다.

빅데이터를 이용한 마케팅 전략은 유통·서비스 소매업체들 사이에서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 되고 있다. 고객들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해 고객과의 관계를 개선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효율적인 재고 관리가 가능해 획기적인 비용 절감을 이뤄낼 수 있기 때문이다.

컨설팅 업체 맥킨지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에서 빅데이터 기술을 도입한 소매업체들의 영업이익은 그렇지 않았을 때 보다 60%이상 증가했다. 미국 현지 매체 빅데이터뉴스는 길트의 재고 회전율이 일반 백화점의 재고 회전율 보다 3배 가까이 높은 8~10배를 기록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노도스톰의 애론 스미스 모바일어플리케이션 부문 팀장은 "데이터 분석 작업은 일종의 고객과의 상호 작용을 하는 것"이라면서 "고객들이 무엇을 원하고 어떻게 원하는지 파악하는 것은 고객과 회사의 관계를 강화 시켜주는 작업"이라고 말했다.

◆ '리틀 빅브라더'?... 풀리지 않은 프라이버시 숙제

#서울에 거주하는 이윤지(27)씨는 인터넷 광고창에 온라인 만화 사이트가 뜨는 것을 보고 불쾌감을 느꼈다. 며칠 전 만화 사이트에 접속한 이후로 계속 관련 사이트가 광고로 나오고 있었다. 사이트 방문 기록을 빅데이터로 모아 맞춤형 광고를 내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괜히 불쾌한 기분을 지울 수 없었다. 온라인 음반 매장에서 음반을 사면 해당 아티스트의 신보 소식을 계속 문자로 보내주는 것도 별로 감사하지 않았다. 가족도 잘 알지 못하는 나만의 취향이 침해당하고 있단 생각이 들었다.

빅데이터에 관한 논의는 프라이버시 문제와 늘 함께한다. 소비자에 관한 방대한 정보들을 다루다 보니 개인정보의 오남용이 나타날 수 있다. 가트너는 "빅데이터 활용과 관련한 윤리적 문제가 기업활동의 가장 큰 위험으로 부각할 수 있다"고 경고하며, "2018년에는 활용 기업의 절반이 데이터 오남용으로 도덕적 문제에 직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물인터넷 역시 프라이버시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2020년까지 260억개의 기기에 사물인터넷이 설치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우리 주변에 "센서가 달린 인터넷"이 빈틈없이 들어차는 것이다. 이들은 개인의 활동에 대해서 광대하고 구체적인 정보를 생성해낼 것이다. 영국 언론 '가디언'은 사물인터넷이 프라이버시 문제를 촉발시킬 것이라면서, "작은 기기들로 이루어진 빅브라더의 시대"가 열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프라이버시 이슈에 관해 어두운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기업이 개인정보 오남용을 막기 위해 개인 식별 정보(PII)를 생략하는 방법을 사용할 수도 있다. 특정 개인 단위로는 열람할 수 없게 만들거나, 기업이 필요로 하는 부분만을 공유하도록 만드는 것도 방법이 된다. 미국 CITO 보고서는 "개인식별정보를 숨긴다면, 사물인터넷의 프라이버시 침해 정도는 현재 소비자가 웹사이트에서 상품을 검색할 때나 구입할 때 제공하는 정보의 수준과 큰 차이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고은 이홍규 기자 (goeu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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