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황숙혜 뉴욕 특파원] 새해 첫 거래일부터 글로벌 투자자들이 패닉에 빠진 가운데 월가에서는 공포감을 자극하는 경고가 연이어 제기됐다.
이번 중국발 주가 도미노 폭락은 2016년 험로를 예고하는 전초전일 뿐이라는 주장부터 채권과 상업용 부동산까지 과잉 유동성이 양산한 자산 버블이 올해 붕괴될 것이라는 의견까지 제기됐다.
◆ 자산 버블 올해 터진다
뉴욕증권거래소 <출처=블룸버그통신> |
월가의 구루들이 눈 여겨 보는 부분은 중국발 증시 충격의 강도나 기간에 제한되지 않는다. 지난해 이미 뚜렷한 약세 흐름을 보이기 시작한 정크본드부터 부동산 시장까지 버블이 무너질 가능성에 투자가들의 시선이 모아졌다.
지난 12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제로금리 정책을 종료한 데 이어 통화정책 정상화를 본격화 하면서 값싼 유동성이 만들어낸 버블을 무너뜨릴 것이라는 얘기다.
리처드 코바체비치 웰스 파고 전 회장은 “정크본드 시장은 이미 버블 붕괴 수순에 들어갔다”며 “상업용 부동산 시장 역시 위험하다”고 주장했다.
아이셰어 아이복스 하이일드 회사채 ETF(상장지수펀드)를 기준으로 정크본드 시장은 지난 12개월 사이 10%에 달하는 손실을 나타냈다.
뉴욕증시 역시 이미 1년 6개월 전 내재가치를 모두 반영했다고 그는 진단했다. 올해 주식 투자 수익률이 최대 5%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 변동성 폭발, 안전벨트 조여라
널뛰기를 방불케 하는 글로벌 증시 변동성이 연말까지 지속될 것이라는 경고도 제기됐다. 갑작스러운 주가 폭락과 급반등에 익숙해지지 않으면 올해 트레이딩으로 수익률을 내기 어려울 것이라는 얘기다.
모하메드 엘-에리언 알리안츠 수석 경제 자문관은 “올해 증시의 핵심 관건은 폭발적인 수준의 변동성”이라며 “성장 부진과 지정학적 리스크를 빌미로 한 주가 널뛰기가 지난해에 이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동성마저 뒷받침되지 않는 상황이라는 것이 월가 구루들의 지적이다. 펀더멘털이 주가에 하락 압박을 가하는 가운데 중국의 경기 둔화와 이에 따른 충격이 이어지는 한편 연준이 금리인상에 따라 유동성에 의존한 성장에도 제동이 걸릴 것이라는 설명이다.
지난달 연준의 회의 후 발표된 점도표에서 정책자들이 올해 네 차례의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예상한 가운데 시장 전문가들은 앞으로 긴축이 지극히 신중하고 완만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중국 위안화 <출처=블룸버그통신? |
◆ IMF도 중국발 리스크 경고
중국발 금융시장 및 실물경제 리스크는 투자자뿐 아니라 국제통화기금(IMF)까지 가세해 경고의 목소리를 내는 부분이다.
중국의 성장률 둔화에 따른 파장이 투자자들의 예상 수위를 넘어설 것이라는 얘기다.
모리스 옵스펠드 IMF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정책자들의 예상을 밑도는 성장률이 또 한차례 글로벌 금융시스템을 뒤흔들 것”이라며 “특히 이머징마켓이 상품 가격 하락 및 통화 평가절하 등 악재로 인해 취약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 밖에 갑작스러운 인플레이션 상승 및 기업 재무건전성과 관련된 리스크가 불거질 수 있다고 IMF는 경고했다.
◆ 투자 수익률 눈높이 낮춰라
올해 투자자들은 기대 수익률에 대한 눈높이를 낮추고 리스크 헤지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굵직한 불확실성 요인이 급락을 야기할 가능성이 열려 있는 데다 펀더멘털 측면에서 주가나 채권 가격을 끌어올릴 만한 근거를 찾기 어렵다는 얘기다.
마기 파텔 웰스 파고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두각을 나타내면서 성장할 것으로 확실시되는 특정 섹터나 기업을 찾기가 어렵다”며 “투자자들이 기대감으로 흥분할 재료가 지극히 제한된 가운데 경계해야 할 사안은 산적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