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에라 기자] 한국투자증권은 5일 중국 증시 폭락 이후 단기조정이 불가피하지만, 이를 저가매수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설화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판 서킷브레이커 제도 도입으로 중국 증시가 사상 처음으로 조기 마감됐다"며 "새로운 악재보다 기존 악재에 대한 과도한 두려움에 차익매물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전날 중국 증시는 기존보다 1시간 반 가량 조기 마감했다. 중국판 서킷브레이커 제도가 도입된 이후 처음이다.
중국 서킷브레이커 제도는 CSI300지수 등락폭을 기준으로 한다. 해당 지수의 일일 변동폭이 ±5%인 경우, 1차 서킷브레이커가 가동되며 15분간 거래가 중단된다. 만약 일일 변동폭이 ±7%가 되면 증시는 장 마감시간(한국기준 오후 4시)까지 거래가 중단되며 증시는 조기 마감된다. 상하이종합지수는 6.9% 하락했다. 심천 성분지수와 차스닥지수는 각각 8.2% 급락했다.
최 연구원은 "이번 중국증시 폭락은 기존 악재에 대한 두려움에 의한 차익실현 욕구가 큰데 영향을 받았다"며 "올해부터 도입된 서킷브레이커 제도의 발동은 개인 투자자들의 공황성적인 매도를 유발한 촉매제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먼저 "수급 부담이 크게 부각되며 매도 압력이 확대됐다"고 진단했다.
작년 7월 8일 증시 폭락에 대비해 중국 정부는 5% 이상 대주주들의 자사주 매각을 6개월간 금지했다. 이 조치는 오는 8일부터 곧 해제될 예정이다.
최 연구원은 "시장에서는 이로 인해 약 1조2000억위안에 달하는 매물이 출회할 것으로 추정돼 투자심리가 크게 악화됐다"며 "해제될 보호예수 물량이 최근 2달간 평균 주간의 3배에 달한 것도 부담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도 있다"며 "12월 차이신 제조업 구매관리지수(PMI)가 48.2로 컨센서스인 48.9와 직전치인 48.6을 크게 하회하면서 쇼크로 작용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지난 1일 발표된 제조업 PMI의 소폭 반등과 엇갈린 방향성을 보여 경기 둔화에 대한 불확실성이 더욱 심화됐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위안화 추가 절하도 투자심리 악화를 부추긴 것으로 풀이된다.
전날 역내 위안화 고시환율은 6.5032위안으로 작년 8월 환율제도 개선 이후 처음으로 6.5위안을 돌파했다.
최 연구원은 "이는 주로 중국 정책당국이 위안화의 일정한 약세를 허용하면서 자금의 해외유출
억제에 나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며 "역외 위안화 환율도 금일 6.6위안을 돌파했고 역내외 스프레드도 0.1위안으로 크게 벌어졌다"고 언급했다.
다만, 최 연구원은 중국 증시가 단기 조정을 연출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추가 급락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했다.
최 연구원은 "자사주 매도 해제 물량이 시중 예상만큼 크지 않을 것"이며 "중국 경기가 예상보다 크게 부진할 경우 정책 당국에서 지준율 인하, 재정지출 확대 등 경기부양책들을 발표할 가능성이 높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번 폭락은 작년 6~8월 폭락장과 성격이 다르다"며 "작년 6~8월 상해증시 폭락은 신용거래 규제강화와 레버리지율이 높은 악성매물의 반대매물 출회에 따른 것이지만, 이번 폭락은 레버리지가 없고 매도 물량에 대한 투자자들의 과도한 반응"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시장은 단기적인 조정을 거친 뒤 급락에 따른 저가매수세가 유입될 가능성이 더 높
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강조했다.
최 연구원은 "자사주 매도 물량들이 주가 상승폭이 크고 밸류에이션 부담이 높은 업종들을 중심으로 출회할 것"이라며 "상대적으로 안정적이고 밸류에이션 부담이 적은 대형주 중심의 투자가 안정적"이라고 조언했다.
[뉴스핌 Newspim] 이에라 기자 (ER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