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황숙혜 뉴욕 특파원] 올해 이머징마켓의 신용등급 강등이 미국 금융위기 이후 최대치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중국의 주가 폭락으로 새해를 맞은 이머징마켓이 적지 않은 복병을 만날 것이라는 관측이다. 원자재 가격 하락을 포함한 주변 상황이 미국 금융위기 직후보다 심각하다는 주장이다.
5일(현지시각) 르네상스 캐피탈은 분석 대상에 해당하는 36개 신흥국 가운데 앞으로 12개월 사이 신용등급 강등이 예상되는 국가가 17개에 이른다고 밝혔다.
러시아 루블화 <출처=블룸버그통신> |
이는 11개 국가의 신용등급 강등으로 사상 최대 기록을 세웠던 지난 2008년과 2012년, 2013년 이후 최대치에 해당한다.
한편 같은 기간 신용등급 상승이 예상되는 신흥국은 8개로, 이 역시 2011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국가간 등급 조정이 크게 엇갈리는 가운데 강등이 상승을 9건 앞지르는 것은 2008년 이후 최대라고 르네상스 캐피탈은 밝혔다.
찰스 로버트슨 르네상스 캐피탈 전략가는 “이머징마켓의 상황이 1980년대 초만큼 악화될 수 있”"며 “상품 가격 하락과 미국의 금리인상, 달러화 상승 등 주변 여건이 1980년대 초반과 매우 흡사하다”고 주장했다.
이는 공교롭게 이머징마켓의 자금 조달이 크게 늘어난 시점과 맞물려 리스크를 더욱 증폭시킬 수 있다고 그는 강조했다.
특히 남아공과 터키의 신용등급 강등 여지가 높다고 르네상스 캐피탈은 내다보고 있다. 실제로 스탠더드 앤 푸어스(S&P)는 남아공에 ‘부정적’ 등급전망을 제시하고 있다.
오만과 바레인 역시 신용등급 강등 리스크를 안고 있다고 르네상스 캐피탈은 밝혔다. 유가 하락 및 저유가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한편 이들 국가의 경우 국부펀드를 포함해 그 밖에 산유국이 지닌 자금줄을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에 타격이 더욱 클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 밖에 케냐와 나이지리아, 사우디 아라비아, 레바논, 모잠비크 등이 신용등급 강등이 예상되는 신흥국에 해당한다.
한편 올해 신용등급 상승이 예상되는 신흥국으로 러시아가 꼽혀 시선을 끌고 있다. 지난 2014~2015년 극심한 위기를 겪으면서 중앙은행과 정책자들이 적절한 대응을 취했고, 올해 성장률과 인플레이션이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와 함께 헝가리와 체코, 불가리아, 파키스탄, 슬로바니아 등의 신용등급이 올해 상승할 것이라고 르네상스 캐피탈은 예상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