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정경환 기자] 한국개발연구원(KDI)은 7일 한국 경제가 내수 개선에도 불구하고 수출 부진으로 회복세가 제약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KDI는 이날 발표한 '2016년 1월 경제동향'에서 "최근 내수가 완만하게 개선되고 있으나, 수출이 부진을 지속하는 가운데 대외 불확실성도 확대되면서 우리 경제의 회복세가 제약되고 있다"고 밝혔다.
KDI에 따르면, 현재 한국경제는 수출이 저유가와 세계경제 성장률 둔화 등의 영향으로 부진을 이어가면서 경기 회복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중 수출은 무선통신기기를 제외한 대부분의 주력 품목에서 부진을 지속, 전월(-4.8%)보다 감소폭이 확대된 전년 동월 대비 -13.8%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품목별로는 무선통신기기(7.6%)의 증가세가 둔화된 가운데, 반도체(-17.1%), 철강제품(-23.2%), 선박(-35.1%)을 포함한 대부분의 주요 수출품목에서 감소세가 이어졌다. 지역별로는 미국(-4.7%)과 일본(-13.1%)으로의 수출 감소세가 소폭 완화됐지만, 중국(-16.7%)으로의 수출은 중국의 경기 둔화로 부진이 심화됐다.
KDI는 "저유가 및 세계경제 둔화의 영향으로 주요 지역으로의 수출이 모두 감소하고 있고, 품목별로도 무선통신기기를 제외한 대부분의 주력 품목에서 부진한 모습"이라며 "이에 따라 ICT를 제외한 광공업생산 및 출하 전반이 부진한 상황이며, 제조업 평균가동률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까지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해 11월 전산업생산은 서비스업생산을 중심으로 전년 동월 대비 2.0%의 증가율을 기록하며 전월(2.5%)에 이어 완만하게 증가했지만, 광공업생산은 자동차(8.0%→0.6%) 및 ICT(13.5%→5.4%) 등 최근 높은 증가율을 보였던 업종의 증가폭이 축소됨에 따라 전월 1.7% 증가에서 0.3% 감소로 전환했다. 아울러 제조업 평균가동률도 전월(73.9%)보다 하락한 72.7%를 기록, 제조업 전반의 생산활동이 둔화되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KDI는 "올 들어 중국경제에 대한 우려가 심화되는 등 대외 불확실성이 크게 확대됨에 따라 향후에도 수출 부진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이는 광공업생산의 개선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수입 역시 전반적인 부진이 지속되면서 전월(-17.6%)과 비슷한 큰 폭의 감소(-19.2%)를 나타냈다. 주요 에너지자원 수입이 37.3% 줄며 큰 폭의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 이를 제외한 수입도 전월(-6.7%)에 비해 감소폭(-11.6%)이 확대됐다. 무역수지는 교역조건 개선 추세가 지속되면서 전년 동월(55억5000만달러)보다 확대된 71억6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자료=한국개발연구원> |
다만, 내수는 민간소비가 전월에 이어 비교적 큰 폭으로 증가한 가운데 서비스업도 양호한 흐름을 이어가면서 완만하게 개선되고 있다.
2015년 11월 소매판매액지수는 전년동월 대비 5.5%의 증가율을 나타내며 전월(8.4%)에 이어 높은 증가세를 유지했고, 서비스업생산도 전년 동월 대비 3.1% 증가하며 최근의 양호한 증가세를 이어갔다. 다만, 2015년 12월 소비자심리지수는 전월보다 3p 하락한 103을 기록, 최근 소비심리의 개선 추세가 다소 약화되는 모습이다.
투자는 설비투자가 감소로 전환됐으나, 건설투자는 건축부문을 중심으로 완만한 회복세를 지속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설비투자지수는 전월(12.5% 증가)보다 크게 낮은 전년 동월 대비 5.4% 감소로 전환되며 설비투자 회복세가 조정되고 있을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건설수주는 민간·건축부문의 개선 추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기저효과의 영향도 나타나면서 전년동월 대비 104.0%의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KDI는 "소매판매가 개별소비세 인하 등의 영향으로 전월에 이어 주요 품목 모두에서 양호한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며 "서비스업생산도 숙박 및 음식점업 등 일부를 제외한 대부분의 업종에서 최근의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투자에선 건설투자가 완만한 회복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미분양 주택 수는 큰 폭으로 증가해 향후 주택시장에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정경환 기자 (ho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