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한태희 이진성 기자] 국내에서 발생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에 대해 변이가 없다던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의 거짓말이 들통났다. 앞에선 변이가 없다고 주장했지만 국제 학술지에는 이와 다른 연구결과를 발표한 것.
변이가 있었다고 민간연구소가 끊임없이 문제를 제기할 때도 방역당국은 이를 무시했다. 하지만 이번 보고서 발표로 방역당국이 메르스 사태를 축소하려 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최경환 국무총리 직무대행이 메르스 확산 및 예방 관련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한 날 서울역 대합실에서 뉴스속보를 지켜보던 한 노부부가 손을 꼭 잡은 채 발길을 돌리고 있다. <사진=김학선 사진기자> |
8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이런 내용을 담은 국립보건연구원의 논문이 미국 질병통제센터(CDC)가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1월호에 발표됐다.
국내에서 발견된 메르스 바이러스의 유전자 염기서율 중 0.1%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발견된 기존 바이러스와 차이가 있다는 내용이다. 중동에서 유행한 메르스 바이러스와 비교할 때 전체 당단백질의 8개 부분에서 염기 변이가 있었고 이 가운데 4개에서 아미노산 변이가 관찰됐다. 또 동물세포에서 증식시킨 바이러스에서도 변이가 확인됐다.
변이가 있었다는 것은 민간연구소에서 꾸준히 제기한 내용이다. 지난해 11월 파스퇴르연구소는 사우디아라비아 메르스 바이러스와 국내에서 발생한 바이러스의 염기서열을 비교한 결과 다수의 변이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방역당국은 이를 애써 외면했다. 한발 더 나가 메르스 변이는 없었다고 못 박으며 민간연구소의 주장은 잘못됐다고 반박까지 했다. 하지만 불과 2달만에 변이가 있었다며 입장을 바꿨다.
이와 관련해 질본 관계자는 "해당 논문은 김대원 전문연구원이 주도한 내용으로 이에 대해 내부 소통이 잘 이뤄지지 않은 것 같다"면서 "당시 학술적으로는 변이가 맞지만 바이러스에 대한 치명적인 변이는 아니라고 판단했던 것 같다"고 해명했다.
[뉴스핌 Newspim] 한태희 기자 (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