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백진규 기자] 올해 3월 1일로 예상됐던 중국 주식발행등록제 시행이 늦춰진다. 1월 8일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는 3월 1일은 전국인민대표대회의 주식발행등록제 수권 시작일일 뿐, 정식 제도 시행일이 아니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등록제가 빠르면 올해 말부터 시행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주식발행등록제 일단 연기, 시행은 올해 말 전망
1월 8일 중국 증감회는 신문보도를 통해 3월 1일은 전국인민대표대회의 주식발행등록제에 대한 ‘수권’시간의 시작일일 뿐, 등록제 정식 시행일이 아니라고 밝혔다. 2년의 기한 동안 증감회가 등록제 개혁에 대해 ‘수권’을 받은 것이며, 정식 시행일은 관련 제도와 규정을 정비한 후 다시 통지할 것이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중국 기업공개(IPO)이미지 <이미지=바이두(百度)> |
또한 현재 기업공개(IPO)를 신청해 놓은 기업들에 대해, “등록제 정식 시행 전까지는 현행 인가제(허가제)에 따라 심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일부 전문가들은 등록제 전환을 앞두고 기존 신청 기업들도 등록제 시행의 혜택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 전망했었다.
8일 발표 후, 전문가들은 등록제 정식 시행이 빨라야 올해 말쯤 가능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2015년 3월 5일 리커창 총리가 정부보고에서 주식발행등록제 시행에 대해 발표할 때만 해도, 빠르면 2015년 내에 등록제가 시행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었다.
하루 뒤인 3월 6일, 우샤오링(吳曉靈) 전인대재정부주임은 등록제 전환을 위해 3차례의 심사가 필요하며, ▲1차는 4월 ▲2차는 8월 ▲3차는 10월까지 완료할 수 있다고 발표하면서 시장의 기대감을 키웠다.
그 후 관련법 개정 등 준비에 시간이 걸리는 모습이었지만, 2015년 12월 20일 샤오강(肖剛) 증감회 주석은 2016년 3월 주식발행등록제를 시행하고, 신주발행 과정을 3~6개월 이내로 단축하겠다고 말했다.
1주일 후 27일, 중국 국무원이 주식발행등록제 개정법안을 통과시키면서 2016년 3월 1일부터 법안이 발효된다고 밝혔다.
국무원 발표 후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2016년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시행 세칙을 확정해야 하므로 이르면 5월~6월부터 등록제가 적용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에 조속한 등록제 시행 필요에 대한 의견이 대두되면서, 빠르면 3월 1일부터 정식 시행도 가능하다는 의견이 공존했던 상황이다.
하지만 이번 발표로 주식발행등록제 전환 시간이 미뤄지게 됐다. 주식시장 최대 이슈 중 하나였던 등록제 전환 시기가 오락가락 하면서 전문가들도 그 원인에 대해 명확한 분석과 전망을 내놓지 못하는 상황이다.
한 전문가는 주식발행등록제가 조기 시행될 경우 ▲기존 기업공개 신청 기업에 대한 혼란이 커지고 ▲중국 증시가 불안정안 하락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주가 변동 리스크가 높아진다는 점을 이유로 등록제 연기 이유를 설명했다.
서킷브레이커 제도가 시행 4일만에 일시 중단된 것과 함께, 시장 안정이 등록제 도입보다 중요했다는 의견이다.
◆등록제, 중국 증시 도약 위한 ‘필요조건’
현행 주식발행인가제(허가제)는 2001년 3월부터 시행된 제도로, 증감회에서 상장 희망 기업에 대해 재무현황, 업황 등을 엄격히 심사하는 방식이다. 소요 시간이 6개월 이상 걸릴 뿐 아니라 절차가 까다로워서 신흥 기업들이 우회상장하는 일도 많이 일어났다. 기존 상장사 중에 상황이 안좋은 기업들은 ‘껍데기’가 되고, 신흥 기업이 껍데기를 빌려 경영하는 형태다.
하지만 등록제가 시행되면 신청 기업은 서류요건만 충족하면 되기 때문에 소요시간도 3개월 정도로 단축되고, 더 쉽게 상장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기업들은 시장에서 더 공평한 경쟁을 할 수 있고, 부실 기업은 자연스럽게 퇴출하게 된다.
[뉴스핌 Newspim] 백진규 기자 (bjgchin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