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겨레 기자] 한때 삼성전자의 분기 영업이익 10조원 시대를 견인했던 IT·모바일(IM)사업수익성이 갈수록 약화되고 있다.
2013년 20%를 위협하던 삼성전자 IM사업부문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한자릿 수에 머문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의 저가 공세에 따른 시장 개편, 고가 프리미엄 제품의 정체 등이 삼성 스마트폰의 사업성을 전방위적으로 위협하고 있다.
12일 전자 및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IM부문의 2015년 4분기 매출은 26조원, 영업이익은 2조원 안팎으로 예상돼 영업이익률은 7.7%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작년 한해 IM부문의 영업이익률은 9%대(매출 104조, 영업이익 9.9조) 수준이 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지난 2012년과 2013년 갤럭시 시리즈를 연이어 히트시키며 삼성전자 IM부문의 영업이익률이 20%에 육박했던 것에 비하면 초라한 성적이다.
2013년 3분기 IM부문은 '갤럭시 신화'에 힘입어 6조7000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전체 영업이익 10조원 달성을 견인했다. 이를 뒷받침한 것은 역대 갤럭시S 시리즈 최고 히트작인 갤럭시S4로, 누적 판매량이 7000만대에 달한다.
당시 IM부문 영업이익률은 2012년과 2013년 17.92%, 17.98%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2014년 13%대로 꺾였고 지난해에는 한자릿 수로 추락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에서 IM부문의 존재감이 약해지기 시작한 것은 2014년 3분기 부터다. 2014년 3분기 영업이익률이 7%대로 급락한 이후 소폭 회복했지만 과거 전성기 때와는 거리가 먼 상황. 한때 분기 7조원 가까이 육박했던 영업이익은 지난해 분기당 2조원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삼성전자 IM부문의 수익성이 2년새 판이하게 달라진 것은 스마트폰 시장 자체가 2~3년 전과는 달라졌기 때문이다.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선 지난해부터 불어닥친 애플의 아이폰 열풍이 지속되고 있고, 보급형 시장에서도 화웨이를 중심으로 중국 저가업체들이 한국 스마트폰의 경쟁력을 위협하고 있다.
가장 큰 변화는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약진이다. 화웨이는 작년 한 해 스마트폰을 1억대 넘게 팔아치우면서 세계시장 3위 제조사로 우뚝 올라섰다. 화웨이와 샤오미 등 중국 제조사들은 '가성비' 전략으로 세계시장을 공략하면서 스마트폰 평균판매단가를 끌어내리고 있다.
고가의 프리미엄 제품은 정체에 빠진 반면 중저가형 스마트폰 시장은 넓어졌기 때문에 삼성전자 역시 중저가 모델 판매 비중을 늘렸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출하량은 유지되는데도 수익성 악화로 이어지고 있다. IM부문의 매출액은 연간 100조원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영업이익은 급격히 하락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고위관계자는 "중국 중저가 스마트폰 업체들의 추격이 거세지고 있고, 중저가시장으로 가면 영업이익률은 떨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라면서 "그럼에도 시장규모가 있어 들어갈 수밖에 없는데 레드오션이고 시장포화 상태"라고 말했다.
한편 올해 IM부문의 실적은 오는 2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공개될 갤럭시S7에 어느 정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갤럭시S7은 2월말 공개돼 3월 중 시장에 출시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중저가 제품인 갤럭시A 시리즈와 J시리즈의 성능을 개선하고 모바일결제 서비스 ‘삼성페이’를 적용한 새 모델을 준비하는 등 새로운 시장 환경에 따라 차별화 전략에 나서고 있다.
[뉴스핌 Newspim] 김겨레 기자 (re970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