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지현 기자] 김용범 금융위원회 사무처장은 14일 전세보증금 펀드의 수익률과 관련, "민간연기금 투자풀의 수익률이 3.5% 정도인데, 적어도 비슷한 수준이나 그 이상의 수익률을 통해 매력적인 투자풀로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용범 금융위원회 사무처장 <사진=이형석 기자> |
다음은 김용범 금융위 사무처장과 기자들과 일문일답이다.
-전세보증금 투자풀은 어디에서 운용을 주관하는지.
▲ 모펀드는 공신력과 운영 경험 등을 감안해 선정할 것이다. 아직 확정해 얘기할 순 없다. 다만 다양한 연기금 투자풀을 이용한 모펀드 운용 경험이 있는, 그리고 가장 저리로 안정적인 관리를 할 수 있는 기관이 선정될 것이다.
-전세보증금 투자풀의 목표수익률을 구체적으로 제시한다면.
▲ 개별 가계가 전세 보증금을 개인적으로 운용하는 것 보다 전세보증금 투자풀에 맡기는 것이 더 유리하다고 생각할 정도를 목표로 하고 있다. 민간연기금 투자풀의 수익률이 3.5% 정도다. 우정사업본부 같은 경우도 대출을 하지 않고 대체투자나 채권, 예금 등 구조화 상품에 투자하고 있는데 3% 이상의 수익률을 올리고 있다. 따라서 적어도 비슷한 수준이나 그 이상의 수익률을 통해 매력적인 투자풀로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시중에 전세보증금 자금이 얼마나 있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으며, 이 투자풀을 만들었을 때 어느 정도 규모로 조성 될 수 있는지.
▲ 임차보증금 전체는 360조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하지만 모두가 전세에서 월세로 전환하는 것도 아니고, 또 전세 보증금으로 다른 부채를 상환하는 가계도 많다. 따라서 전세보증금이 월세로 전부 전환돼 전세보증금 투자풀에 들어올 수는 없다. 현재는 아이디어 구상 단계로, 투자풀 규모가 어느 정도라고 말씀 드리기엔 이르다. 하지만 충분히 투자풀이 크게 조성될수록 운용 재력이 높아져 투자풀의 매력도 높아질 것이다. 1~2조짜리 투자풀은 의미가 없다. 충분히 의미있는 규모로 풀을 조성하면 수요도 생길 거라 생각한다.
-요즘은 전세로 살다가 반전세로 가는 경우가 많다. 기존 전세보증금을 유지하고, 오른 전세금을 월세로 전환하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전세보증금 투자풀이 실현 가능성이 있는지.
▲ 그만큼 상품을 잘 설계해야 한다. 또 전세보증금을 어떻게 운용할지 몰라 답답한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많이 있다. 투자풀에서 부동자금을 줄이고 안정적으로 운용하면 충분히 수요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원본보장은 어떻게 할 것인지.
▲ 두 가지 방향이 있다. 우선 채권 등의 안전자산에 투자하는 것이다. 투자수익은 조금 떨어지겠지만, 상당히 많은 부분을 국채나 구조화상품, 신용등급이 높은 회사채 등 원본 손실이 나지 않는 쪽으로 투자할 것이다.
다른 한 가지는 기관 보증 부문이다. 주택과 관련해 보증을 하는 기구들이 있다. 기금 전부를 보증하지 않아도 부분적으로 보증을 하는 곳들이 있다. 70% 정도는 원본손실이 없는 방향으로 투자하고, 나머지 변동되는 부분에 어떤 기관이 보증하는가에 달려있는데, 결국 전문성 있는 기관이 보증을 서게 될 것이다. 또 많은 기관들을 모아 원본손실 가능성을 없애지 않으면 사람들이 투자풀을 이용하지 않을 테니 그 쪽으로 설계할 것이다.
-투자풀 규모가 형성되려면 세제혜택 등이 있어야 할 것 같다. 기획재정부가 세제혜택 주는 것에 까다로울 텐데, 기재부와 얘기 된 사항인가.
▲ 아이디어가 있다는 건 얘기했다. 다만 세제혜택 부분에 대해서는 아직 얘기된 바 없다.
-전세자금 투자풀 운용 구조에 도시기반 주택시설에 투자해 서민, 중산층 주거환경을 개선한다고 했다. 이 경우 해당지역 땅값이 오르게 될 텐데, 서민들의 전세보증금을 이런 곳에 투자하는 것이 맞는 얘기인지.
▲ 사회정책적 목적은 아니다. 뉴스테이(국토부의 대규모 월세 임대주택 건설)가 잘 될 가능성이 커 그곳에서 투자수익을 높이겠다는 의미다. 최근 민자를 통한 임대주택 쪽에 수요가 있고, 성공적으로 단지가 조성된 곳도 많다. 다만 재원이 없어 뉴스테이가 주춤한 것이 아니라 정주환경이 좋고 가까운 곳에 세울 택지가 없어 어려운 상황일 뿐이다. 따라서 뉴스테이를 지원한다는 게 아니라 택지만 좋은 곳에 확보되면 투자하겠다는 의미다.
-부동산 활성화를 추구하는 정부 정책과 달리, 전세보증금 투자풀을 통해 전세를 월세로 돌리도록 만들면 주택시장이 다시 죽는 것은 아닌지.
▲기본적으로 살 사람은 살 것이고, 매매수요까지 줄일만큼 효과가 크지는 않다고 본다.
[뉴스핌 Newspim] 이지현 기자 (jh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