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기락 기자] 현대자동차가 최근 신차에 대한 고민이 깊다. 제네시스 EQ900는 생산량이 모자랄 만큼, 주문이 쇄도하는 반면 아이오닉 하이브리드 계약은 원활하지 않기 때문이다.
18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이날부터 제네시스 EQ900을 생산하는 울산 5공장 생산 능력을 1만6000대에서 3만2000대로 두 배 증산했다. 제네시스 EQ900 계약량이 1만5000대를 넘어 당초 세운 올해 내수 목표를 초과 달성한 데 따른 것이다.
현대차는 제네시스 EQ900 글로벌 판매 목표를 1만5000대로 잡았으나 지난해 12월 9일 신차발표회 기준 총 계약대수가 1만대를 넘어선 만큼, 올해 판매 목표를 내수 1만5000대, 수출 5000대 등 총 2만대로 상향 조정했다.
이번 증산은 현대차 노사 합의에 따른 것으로, 현대차의 고급 브랜드인 제네시스가 국내외에서 자리매김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EQ900는 올 상반기 제네시스 G90이라는 차명으로 미국 시장에 첫발을 내딛을 예정이다.
이에 따라 월 1300여대씩 출고 계획은 2600여대로 늘어나게 됐다. 제네시스 EQ900 계약 후 소비자 대기 기간도 절반으로 줄었다. 예를 들어, 계약 후 소비자 인도까지 소요되는 기간이 기존에 두달이었다면, 한달이면 제네시스 EQ900를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현대차가 지난 5일부터 사전계약에 들어간 아이오닉 하이브리드는 제네시스 EQ900와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14일 아이오닉 신차발표회 때도 사전계약대수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못했기 때문이다.
14일 곽진 현대차 부사장은 신차발표회를 마친 직후 ‘아이오닉 사전계약대수가 몇 대냐’는 기자의 질문에 답변을 피했고, 1000대 넘느냐는 질문에 대해선 “미만”이라고만 했다.
관련 업계에서는 이에 대해 아이오닉 하이브리드 초기 반응이 시원찮은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 전국 영업사원 가운데 최고 수준의 판매 기록을 보유한 서울의 한 카마스터는 “사전계약 시작 후 아이오닉을 단 한대도 계약하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제네시스 EQ900 사전계약 때와 완전히 딴 판”이라면서 “아이오닉 하이브리드가 비교적 경제력이 약한 2030세대를 겨냥하고 있어서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완성차 한 관계자는 “아이오닉 하이브리드 사전계약대수는 500~600대로 알고 있다”고 말해 곽진 부사장이 밝힌 1000대 미만과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는 올해 아이오닉 하이브리드를 내수 1만5000대, 해외 1만5000대 등 3만대 판매하기로 했다. 내년에는 총 7만7000대를 글로벌 시장에 판매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또 아이오닉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와 전기차(EV) 모델을 연내 추가 출시할 예정이다. 아이오닉과 동일한 플랫폼(차체 뼈대)을 사용하는 기아차 ‘니로’도 하이브리드와 PHEV, EV 모델이 각각 출시될 예정이다.
아이오닉은 차체가 해치백인 반면, 니로는 SUV다.
[뉴스핌 Newspim] 김기락 기자 (people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