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신정 기자] 두산이 전방위적으로 재무구조 개선 작업에 바짝 고삐를 죄고 있다.
18일 재계에 따르면 두산의 자회사인 디아이피홀딩스가 보유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지분 4.99%를 3046억원에 전량 매각한데 이어 두산인프라코어의 공작기계 사업부 매각과 관련, 우선협상대상자인 사모펀드 스탠다드차타드 프라이빗에쿼티(SC PE)와 협의하고 있다. 현재 매각 작업을 위한 실사에 들어간 상태다.
앞서 시장에선 두산인프라코어의 알짜사업인 공작기계 사업부 매각이 일정 지연 등으로 불발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고, 두산인프라코어는 빠른 시일내 매각 본계약을 체결하고 이달 안에 진행경과를 공시하겠다며 서둘러 우려 진화에 나섰다.
<사진=두산> |
두산인프라코어는 "두산인프라코어의 해외사업장이 4~5군데 된다"며 "우선협상대상자가 실사를 위해 해외현장을 돌다보니 일정이 다소 지연돼 이같은 루머가 나오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두산인프라코어가 주요사업 매각을 통한 자금확보와 인력감축을 추진하고 있는 것은 건설기계 업황악화와 실적부진 때문이다.
실제 지난 4분기 실적은 기존 시장 예상치를 하회할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가에선 두산인프라코어가 브라질 공장의 생산 중단을 포함해 대규모 구조조정 비용 반영 등으로 지난 4분기 수백억대 영업적자를 봤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가 공작기계 사업부를 계획대로 매각한다면 약 1조3600억원의 자금을 손에 쥐게 된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이 자금을 우선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쓸 계획이다.
두산인프라코어 관계자는 "공작기계 매각이 완료되면 지난해 상반기 5조4000억원 하던 연결기준 부채규모가 3조5000억원 밑으로, 본사기준으로는 2조원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인력감축을 비롯해 전방위적으로 비용절감 등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두산의 다른 계열사 사정도 그리 녹록치 않다. 두산엔진과 두산건설, 두산중공업 등도 건설경기 불황 등에 따른 신규수주 부진 여파로 4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하회할 전망이다.
두산은 계열사별 전방위적인 비용절감 차원에서 오는 2019년 경기 분당에 새둥지를 마련하기로 했다. 오는 2019년 완공되는 '두상분당센터'에 두산, 두산중공업, 두산인프라코어, 두산건설, 두산엔진 등 7개 계열사 전부 또는 일부가 모이기로 한 것이다. 임대료 절감과 업무 효율성을 꾀한다는 이유에서다.
두산 관계자는 "서울 동대문과 종로, 논현동, 서초동 등으로 흩어져 있는 계열사들의 상당부서가 이전하게 되면 업무공간 확보와 임대료 절감 등의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 두산은 현재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방산계열사 두산DST의 매각을 진행하고 있다. 당초 두산인프라코어의 공작기계 사업부 매각과 함께 동시 추진할 계획이었으나 매각 시기 조율에 나섰다. 카이 지분 매각 등으로 자금을 손에 쥐게 돼 당장 서두를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더욱이 두산그룹이 알짜기업인 두산DST의 매각 속도를 조절하면서 매각가치를 제대로 받고자 하는 의도가 숨어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두산이 두산DST의 매각 시기를 잠시 조율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워낙 알짜 방산기업이다 보니 시간을 벌면서 사모펀드 등의 매각 인수 후보자들의 반응을 살피며 매각을 위한 물밑작업에 들어가지 않겠냐"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신정 기자 (az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