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수경 기자] #일산에 거주 중인 민진수(남, 29세)씨는 최근 모바일에서 360도 동영상을 보는 재미에 푹 빠졌다. 그는 익스트림 스포츠를 간접 체험할 수 있는 영상을 주로 즐겨본다. 빠른 속도감은 물론, 화면을 360도 돌려 주변 경관을 살펴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롤러코스터 마니아이기도 한 민씨는 유튜브를 통해 전세계 롤러코스터도 미리 체험해보기도 한다. 구글 카드보드를 쓰고 레일을 따라 온몸을 좌우, 앞뒤로 흔들면 진짜 실제로 롤러코스터를 타는듯한 쾌감을 느낄 수 있다.
'아이돌 덕후'이기도 한 그는 집에 혼자 있을 때면 아이돌 뮤직비디오나 인터뷰도 360도 동영상으로 즐겨보곤 한다. 걸그룹 멤버들과 마주앉아 대화를 나누는 듯한 느낌이 좋아서다. 모든 멤버의 춤동작은 물론, 표정을 놓치지 않고 보기 위해 열심히 360도 '회전'한다.
이처럼 가상현실(VR) 콘텐츠가 차세대 킬러 콘텐츠로 떠오르면서 동영상 플랫폼 업체들이 360도 동영상 확보에 나서고 있다. '360도 동영상'은 시청자가 상하좌우를 회전하면서 보고 싶은 지점을 선택해서 볼 수 있는 영상이다.
360도 영상으로 자연경관이나 콘서트 현장, 문화체험 행사를 보면 실제 현장에 있는 듯한 현실감과 몰입감을 준다. 독자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점에서 뮤직비디오, 영화, 광고 등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활용되는 비중이 높아지는 추세다.
유튜브에서 '360 VR Extreme'이라 검색하면 360도 동영상으로 즐길 수 있는 익스트림 영상 목록을 볼 수 있다. <사진=구글 유튜브> |
최근에는 가상현실(VR) 기술이 모바일로도 영역을 확대 중이다. 특히 구글과 페이스북이 모바일 앱과 스마트폰 연동형 VR기기에서도 즐길 수 있는 콘텐츠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카드보드'나 '오큘러스 리프트'처럼 단가가 저렴하고 규격이 축소된 제품을 보유하고 있어 모바일 입체 360도 콘텐츠를 서비스하기도 유리한 편이다.
특히 페이스북의 360도 동영상 서비스는 사용자의 뉴스피드에 영상을 노출시킨다는 점에서 광고 효과를 높이길 원하는 광고주들 사이에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예를 들어, 360도 카메라로 촬영할 경우 미국 그랜드 캐니언에 올라서 주변 경관을 바라보는 아찔한 느낌을 전달하는 데 더욱 효과적이다.
구글과 페이스북에 이어 최근 네이버, 그래텍, 아프리카tv 등 국내 사업자도 360도 동영상 시장에 뛰어들었다. 네이버와 그래텍은 지난 12월 자사 동영상 서비스에 '360도 VR 영상' 콘텐츠를 추가했다. 재생 도중 키보드나 마우스를 조작해 영상 각도나 지점을 마음대로 선택해 영상을 즐길 수 있다.
네이버는 tv캐스트를 통해 360도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네이버> |
국내의 경우 동영상 플레이어 서비스에서 볼 수 있는 영상 수는 아직 많지 않다. 주로 야구 시구나 토크쇼, 아이돌의 쇼케이스나 뮤직비디오 영상 위주로 360도 콘텐츠가 제작되고 있다. 아직은 시범 서비스 정도다.
네이버 관계자는 "자사와 제휴를 맺은 제작사만 360도 콘텐츠를 업로드할 수 있도록 지난 12월 360도 영상관을 오픈했다"며 "아직은 VR 기기가 많이 보급되지 않고, VR 카메라로 영상을 촬영하고 편집할 수 있는 업체가 많지 않아 플랫폼만 구축해놓은 상태"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아직 VR을 도입한 IT기업들의 서비스가 아직 걸음마 수준이기는 하지만, VR 콘텐츠의 양을 늘리고 기술력을 높인다면 VR의 대중화가 충분히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특히 저렴한 가격의 360도 촬영 카메라인 '고프로'와 같이 간소화된 장비가 활성화되거나 스마트폰 카메라에 360도 동영상 촬영 기능이 추가된다면 스마트폰, TV, 가상현실 헤드셋에서 즐길 수 있는 VR 콘텐츠도 급격히 늘어날 전망이다.
입체 VR 영상을 제작하는 전우열 벤타디맨션 대표는 "6대 이상 카메라로 찍은 영상을 이어붙여 360도 동영상으로 이어붙이는 후작업은 까다로운 기술 중 하나"라며 "일반 사용자가 디카만한 카메라로 촬영한 동영상을 360 자동 변환해주는 기술이 보급된다면 360도 콘텐츠 확산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VR에 대한 대중적 관심도가 높아지고 그 시장성도 높아 업계에서도 크게 주목하고 있다"며 "킬러 콘텐츠의 여부가 이 시장의 성패를 좌우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수경 기자 (sophi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