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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지처럼 뽑아쓰는' 멕시코 페소…프록시 헤지로 고전

기사등록 : 2016-01-19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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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더멘털 양호한데 올 들어 17%나 하락
사상 최저치 경신하자 당국 방어 '안간힘'

[뉴스핌= 이홍규 기자] 올들어 신흥시장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면서 멕시코 페소화 가치가 사상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날개 없는 추락을 이어가고 있다.

이 같은 멕시코 페소화 가치 하락은 경제 펀더멘털을 반영한 것보다는 '프록시(Proxy) 거래' 효과 때문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외환시장 참가자들 사이에서 '프록시' 헤지는 유동성이 떨어져 거래가 어려운 통화의 거래 위험을 줄이기 위해 주변 통화들과 동조화가 높으면서 유동성이 풍부한 다른 통화 자산을 헤지하는 거래를 말한다.

멕시코 페소화 최근 1년 추이 <자료=블룸버그통신>

지난 15일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페소 환율은 전날 종가 보다 2.16% 오른(페소화 가치 하락) 사상 최고치인 18.25페소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2월에 기록한 최고치인 달러당 17.39페소를 한 달만에 갱신한 것으로, 올 들어 페소화 가치는 17%가량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달러/페소 환율의 가파른 상승이 유가 약세와 미국의 금리 인상, 세계 경기 둔화 때문이라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이 같은 흐름에는 프록시 효과도 자리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파이낸셜타임스는(FT) "멕시코 통화가 유동성이 부족한 이머징 통화에 대한 프록시 통화로 여겨지면서 헤지펀드들이 이머징 통화 롱(Long·매수)포지션에 대한 헤지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시장 참가자들은 멕시코를 두고 이머징 마켓 중 몇 안되는 견고한 나라로 평가해왔다. 멕시코 수출에서 80%를 차지하는 미국의 견조한 성장세 때문이었다. 이에 따라 페소 환율도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는 게 일부 전문가들의 의견이었다.

하지만, 유가 하락세가 장기간 이어지고 중국발 경기 둔화로 외환시장 변동성이 높아지면서 시장 참가자들은 유동성이 풍부한 페소화에 매도 헤지를 걸어 변동성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실바 캐피탈매니지먼트의 알레한드로 실바는 "투자자들이 페소화 헤지를 '크리넥스 휴지'처럼 사용하고 있다"면서 "페소화는 유동성이 풍부해 매니저들은 그리스 사태와 같은 문제가 발생할 경우를 대비해 페소화를 통해 헤지를 하고 있다고"고 말했다.

페소화는 세계에서 8번째로 많이 거래되는 통화로 하루에 1350억달러 규모의 거래량을 자랑한다. 이는 중국 위안화의 하루 거래량보다 150억달러 많은 규모다.

지난해 6월 세계 최대 채권 펀드를 운용하는 빌 그로스는 CNBC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페소화에 대해 "유용한 통화"라고 말한 바 있다.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지면서 페소화 가치를 사수하기 위한 당국의 발걸음은 한 층 바빠진 모습이다. 페소화가 연일 약세를 이어가면서 자본 유출, 물가 상승 압력이 높아진 때문이다.

최근 멕시코 중앙은행은 페소화 가치가 1% 절하될 때마다 하루에 최대 2억달러의 자금을 외환 시장에 쏟아 붓는 등 페소화 가치 하락을 방어하기 위한 달러 매도 개입에 나서고 있다.

[뉴스핌 Newspim] 이홍규 기자 (bernard020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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