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지연 기자] 중국 당국이 설을 앞둔 시중 자금난을 해소하기 위해 유동성 공급을 꾸준히 늘리고 있다. 19일 인민은행은 지난해 2월 5일 이후 1년만에 750억위안 규모의 28일짜리 역레포(금리 2.60%)를 행사했다. 또 800억위안 규모의 7일물 역레포(금리 2.25%), 4100억 규모 MLF(중기유동성지원창구) 등을 통해 이날 하루 6450억위안 규모의 자금을 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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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쉰레이(李迅雷) 해통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앙은행이 28일물 역레포 거래를 실시한 주된 이유는 설 기간에 유동성 수요가 왕성하기 때문”이라며 “이는 전형적인 계절성 자금 조절대책”이라고 진단했다. 설을 앞두고 혹시 있을지 모를 자금난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는 것.
이날 저녁 인민은행은 공식 홈페이지에 설명절 현금 공급이 절정기에 도달하고 있다며, 유동성 관리 및 예측, 다양한 통화정책을 통한 유동성 총량 유지에 힘을 쏟겠다고 밝혔다.
쉬한페이(徐寒飛) 국태군안증권 수석 채권 애널리스트는 최신 보고서에서 연초 위안화 절하, 외화 유출, 기업 납세일 임박, 춘제 전 현금 수요 급증 등으로 시중 자금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 인민은행이 시장에 적절히 유동성을 공급하면서 실물 및 금융 시장의 불안정한 자금 흐름을 안정시켰다고 밝혔다.
둥덩신(董登新) 우한과기대학 금융증권연구소 소장은 “역레포, SLO, MLF 등 중단기 혹은 초단기 정책은 유동성 공급 면에서 더 탄력적이고 조작 시에도 훨씬 편리하다”며 “춘제 전후 단기 유동성 조절에 더 적합하다”고 분석했다.
◆ 설 이전 지준율 인하 가능성 뚝 떨어져
19일 저녁 인민은행은 공식 홈페이지에 단기 현금 공급은 예년대로 역레포를 통해 이뤄질 것이며, 춘제 이후 만기가 되면서 자금이 원활히 회수될 것이라고 밝혔다.
중기 유동성 수요에 대해서는 MLF, SLF(단기유동성지원창구), PSL(담보보완대출) 등을 통해 6000억위안 이상의 자금을 공급할 예정이다. 아울러 추후 3개월물 MLF 금리를 2.75%까지 낮춘다고 언급했다. 이들 6000억위안의 자금중 19일 4100억위안은 이미 현금으로 풀려나갔다.
연이은 인민은행의 유동성 공급과 최근의 스탠스로 보아 그 동안 높은 확률로 점쳐졌던 설 이전 지준율 이나 금리 인하 가능성은 낮아진 것으로 시장에서는 판단하고 있다. 지금까지 대다수 전문가들은 설 전에 지준율이 인하될 가능성에 무게를 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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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덩신 소장은 “지준율 인하는 미 연준의 금리 인상 등 주변 환경을 더 고려해야 한다”며 “현재로선 굳이 설 전후 인하에 급급해할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류리강(劉利剛) 아오신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경제가 2년 연속 목표치에 도달하지 못했다”며 통화 완화정책이 나올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그는 방치하면 “중국 GDP 성장률이 2016년에는 6.4%, 2017년에는 6.0%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류리강은 "2016년 인민은행은 지준율을 200bp(2%) 낮출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르면 이번달 전후에 50bp(0.5%) 인하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또다른 시장관계자는 “설 전에 지준율이 인하될 가능성은 낮다”며 그 이유를 풍족한 시중 유동성으로 꼽았다. 은행의 경우 신용대출 증가율이 떨어졌지만 채권 매입 규모가 계속 커지고 있어 시중 자금이 늘어났다는 것. 따라서 현 상황에서는 굳이 지준율을 인하할 필요가 없다는 설명이다.
이어 그는 지준율 인하 효과도 미비하다고 밝혔다. 지준율 인하는 전체를 아우르는 조치로, SLO MLF 등이 더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 완만한 경기부양 지속될 것
왕바오안(王保安) 중국 국가통계국 국장은 19일 열린 2015년 국민경제 운영상황 발표회에서 올해에도 중국은 ‘온중구진(穩中求進, 안정 속 성장)’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강력한 부양정책은 실시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왕 국장은 또 지난해 경기부양 정도가 2008년 경기부양(4조위안) 보다 작지 않았다는 서방 기관들의 주장을 부인했다. M2(광의통화)와 위안화 대출의 경우 지난해 각각 13.3%, 14.3% 증가했지만 2008년에는 이보다 더 높은 17.8%, 18.8% 증가했다는 것이다.
지난해 생산과잉 해소와 경기 하방압력에 대처하기 위해 안정 성장, 개혁 촉진, 구조 조정, 민생 안정, 리스크 방어에 역점을 뒀다는 설명이다.
올해 중국은 거시조절 혁신을 이루고, 수급 양측의 개혁을 추진할 방침이다. 취업 안정, 산업구조 개선으로 경제를 이끌어나간다는 것.
일대일로(一帶一路, 유라시아 대륙 육상·해상 실크로드) 전략 실시 또한 중국 기업의 성장 동력을 키울 전망이다. 일대일로 관련국에 대한 개방폭이 확대되며 지난해 이미 49개 관련국에 대한 중국 기업의 투자가 18.2% 증가했다. 이는 매우 예상보다 빠른 성장세라고 왕 국장은 설명했다.
한편 2014년 발표된 ‘국가신형도시화규획(2014-2020년)’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도시화 수준이 올라갈 경우 소비자 그룹이 확대되어 경제 발전의 지속적인 동력이 확보된다. 또 전통산업 업그레이드 및 신흥산업 발전에도 좋은 양분이 되므로 중국은 향후 신형 도시화 실현 및 소비 부양을 위한 여러 관련정책을 내놓을 전망이다.
[뉴스핌 Newspim] 이지연 기자 (bubbli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