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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풀어 경기 살린다, 중국판 '양적완화' 본격 시동

기사등록 : 2016-01-22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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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등 한주만에 1조위안 공급

[뉴스핌=이승환 기자] 중국의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등 통화조절 수단을 통해 일주일 새 1조위안에 육박하는 유동성을 시중에 쏟아 부었다. 이로 인한 유동성 공급 효과를 감안하면 여러 차례 지급준비율을 인하한 것과 맞먹는 수준이다. 사실상 인민은행이 경기부양을 위한 양적 완화에 나서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인민은행 일주일새 1조위안 공급...사실상 양적완화

인민은행은 지난 21일 역RP(역환매조건부채권)와 MLF를 통해 각각 4000억위안, 3525억위안의 유동성을 시중에 공급했다. 이는 지난 3년간 이뤄진 공개시장조작 중 최대 규모다. 인민은행은 앞서 19일에도 3280억위안규모의 MLF를 쏟아 붓는 등 대대적인 유동성 공급에 나서고 있다.

이는 춘제(春節,음력설) 현금 수요와 재정 예금 확보로 인한 은행간 시장의 자금 가뭄을 해소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동시에 외환보유고 감소로 인한 시중 유동성 경색을 사전에 방지하겠다는 의도도 엿보인다.

중국 민생증권의 통계에 따르면 현재 중국의 추가 자금 수요는 최대 2조2000억위안에 육박한다. 춘제 기간 현금 인출 수요만 최대 3조위안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중국 광발은행 관계자는 "계절적인 요인과 더불어 외환보유고가 크게 감소하면서 시중 유동성이 빠르게 경색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당국의 유동성 공급에도 은행들의 자금 상황이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은 이번 유동성 공급을 사실상 경기부양을 위한 인민은행의 양적 완화 조치로 받아들이고 있다.

위안화 약세로 자금 유출 압력이 확대되자 지급준비율 인하를 대신해 유동성지원창구 카드를 꺼내 들었다는 것. 이는 반복된 지준율 인하가 단기 금리 하락으로 이어져 자금 이탈과 통화 하락을 부추길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일주일 인민은행이 시장에 공급한 1조위안 규모의 유동성은 여러 차례 지급준비율을 인하한 효과와 맞먹는 수준이다. 중국 증권시보에 따르면 인민은행이 지급준비율을 0.5% 내렸을 때 시장에 공급되는 유동성은 최대 6785억위안 수준이다.

아울러 전문가들은 인민은행의 이 같은 양적완화 조치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중국 경제의 경착륙을 막기 위해 당국의 유동성 공급을 통한 인위적인 자금 조달 비용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진단이다.

이와 관련해 루정웨이 중국 흥업은행 수석연구원은 "현재 중국의 기업들은 파산과 임금 삭감 압력에 직면해 있다"며 "감세를 뿐만 아니라 기업들의 비용을 낮출 수 있는 통화정책이 수반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쉬가오 광대증권 연구원도 "지난해 증시 호황으로 인한 경제 성장분을 제외하면 사실상 중국 경제 성장률은 6.5%밑으로 내려갈 수 있다"며 "2020년 소강사회 진입을 위한 마지노선인 연간 6.5% 성장률 달성과 실업률 개선을 위해 적극적인 통화정책이 불가피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인민은행은 어떤 카드를 꺼내들었나

중국의 자본시장 구조가 복잡해지면서 인민은행의 통화정책 수단도 점점 다양해 지고 있다. 인민은행은 최근 시중에 유동성을 공급하기 위해 ▲ 담보 대출형식의 중기 유동성 지원 수단인 MLF ▲ 단기 유동성 조작 SLO ▲ 정기적 공개 시장 조작 수단 역RP를 주로 사용하고 있다.

이 같은 통화조절 수단은 타겟이 명확하고 기간을 탄력적으로 조정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의 기준금리 및 지급준비율 조정의 보충수단으로 활용돼 왔다.

<자료=현대증권>

MLF는 인민은행이 2014년 9월 새롭게 도입한 중기 유동성지원수단이다. 중앙은행이 거시경제 관리 요구사항에 부합하는 시중은행과 정책성 은행을 대상으로 담보를 받고 대출을 해줌으로써 유동성을 공급한다. 국채나 중앙은행 어음, 금융채, 높은 등급의 신용채권 등 우량 채권 등을 담보물로 설정할 수 있다.

단기유동성지원창구(SLF)가 긴급 단기대출 성격으로 1~3개월 만기 후 반드시 상환해야 하는 것과 달리, MLF는 3개월 만기 후에도 지속적으로 연장이 가능해 SLF보다 경기부양효과가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일주일간 인민은행은 8625억위안 규모의 MLF를 시장에 공급했다.

인민은행의 정기적인 공개시장조작 수단인 역RP는 중앙은행이 보유중인 국공채를 팔아 시중 자금을 흡수하는 것과 상반된 개념이다. 즉 은행들로부터 채권을 사들여 자금을 공급하는 것을 말한다. 인민은행은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시중 자금 상황에 따라 역RP를 시행해 유동성을 공급하고 있다.

SLO는 지난 2013년 1월 18일 인민은행이 발표한 단기유동성조절 수단으로 기존의 공개시장조작을 보완하기 위해 도입됐다. 7일물 이내의 단기 및 초단기 유동성 조절에 중점이 맞춰져 있으며 대형은행들을 대상으로 시행된다. SLO는 특히 단기적으로 자금이 부족한 시중은행에 1~3일짜리 유동성을 공급해 단기금리 급등을 억제하는 데 주로 활용되고 있다. 세밀한 시중 유동성 조절 방식으로 최근 활용빈도가 빠르게 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이승환 기자 (lsh8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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