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뉴욕증시가 사상 최악의 새해를 맞은 가운데 기업공개(IPO) 시장이 개점휴업을 연출하고 있다.
주가 폭락과 변동성 급등으로 인해 신규 상장을 계획한 기업들이 계획을 보류하거나 철회, 연초 이후 증시에 입성한 새내기 종목이 전무한 상태다.
지난 2008년 12월 리먼 브러더스가 파산했던 당시 이후 처음으로 한 달 사이 뉴욕증시의 신규 IPO가 전무한 상황이 벌어졌다.
뉴욕증권거래소 <출처=블룸버그통신> |
지난해 1월 19개 종목이 증시에 입성했던 것과 커다란 대조를 이룬다. 지난 2014년 7월 무려 54개 종목이 IPO를 실시했으나 불과 1년 6개월 사이 IPO시장이 급랭했다.
바닥을 찾지 못하는 유가와 함께 주가가 동반 급락하고 있는 데다 주가 변동성이 크게 치솟으면서 신규 기업 상장에 제동을 걸고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의 경기 둔화와 상품시장의 지속되는 하락, 여기에 대표적인 위험자산으로 꼽히는 정크본드의 급락 등 주변 여건이 호전될 신호를 보이지 않자 IPO를 계획했던 기업들이 연이어 발을 빼고 있다.
연초 이후 S&P500 지수가 7% 이상 떨어진 한편 월가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CBOE 변동성 지수(VIX)는 투자자들 사이에 위험 수위로 통하는 20을 넘어섰다.
온라인 소비자 대출 업체인 엘리베이트 크레디트는 이번주 8000만달러 규모의 IPO를 실시할 계획이었으나 이를 보류했다. 시장 변동성이 지나치게 커 공모가 책정부터 난항이라는 것이 업체 측의 입장이다.
쉬믹 컨스트럭션과 아메리퀘스트가 각각 8000억달러 규모의 IPO를 위해 이번주 공모가를 책정할 계획이며 어드밴스드 인할레이션 테라피스 AIT가 이번주 1010만달러의 IPO를 위해 공모가를 결정할 예정이지만 이들 기업 역시 계획을 변경할 여지가 없지 않다.
이 밖에 빌 게이츠와 구글 벤처의 투자를 받은 제약업체 에디타스 메디슨이 1억620만달러 규모의 IPO 신청을 냈지만 공모가 책정 일정이 잡히지 않은 상태다.
시장 전문가들은 IPO 시장이 회복되기까지 상당 기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주가 바닥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며, 변동성과 투자심리가 가까운 시일 안에 진정될 것으로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톰 팔리 NYSE 그룹 대표는 “기업의 IPO가 재개되겠지만 문제는 시점”이라며 “앞으로 수 주일이 아니라 수 개월이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사모펀드 업계는 올해 연간 기준으로 IPO 규모가 현격하게 줄어들 것이라는 데 입을 모으고 있다.
회계 컨설팅 업체 언스트앤영이 26개 사모펀드 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IPO가 투자 자금 회수를 위한 최선의 통로라고 답한 업체가 20%에 불과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