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한태희 기자] 다음달 중소기업 적합업종에서 제외되는 '빵집'을 놓고 동반성장위원회(동반위)가 고심 중이다. 적합업종 재지정이냐 상생협약으로 유도할 것이냐를 놓고 고민에 빠진 것.
파리바게뜨를 포함한 대기업과 골목에서 빵집을 운영하는 중소기업 등 이해 당사자간 의견이 대립하기 때문에 동반위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이에 적합업종 재합의를 위해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는 원론적인 답을 내놓고 있다.
27일 동반위에 따르면 다음달 중기 적합업종에서 빠지는 제과점업을 놓고 대기업과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 동반위가 참여해 논의를 하고 있다. 현재 대기업은 적합업종 재지정 반대를, 중소기업 등은 재지정을 주장하고 있다. 양측간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것.
<사진=동반성장위원회> |
이런 상황에서 동반위는 중재자 역할을 해야 한다. 동반위 관계자는 "동반위는 협의가 원만히 진행되도록 도울 뿐 이렇게 하라 저렇게 하라 강제할 수 없다"며 "먹고사는 문제가 걸려있기 때문에 어떻게 해야 한다고 정한 후 협의를 돕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동반위는 빵집을 보호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치킨집처럼 빵집도 과포화 상태이기 때문이다. 빗장을 더 풀면 제과점업이 더 힘들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동반위 관계자는 "프랜차이즈업체 가맹점 사장도 따지고 보면 소상공인이고 보호할 필요가 있다"며 "제과점업이 적합업종에서 빠져 대기업의 가맹점이 더 늘면 이런 분들이 피해를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동반위는 제3의 방안을 도입했다. 적합업종보다는 수위가 낮지만 어느 정도 규제를 할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한 것. 바로 상생협약이다. 중기 적합업종이 대기업의 진출을 3년간 원천 차단하는 것이라면 상생협약은 대기업의 진출을 허용하되 공정한 경쟁을 하자고 서로 합의하는 것이다.
안충영 동반성장위원장은 "중기 적합업종은 3년간 적용되고 재지정하면 3년이 추가돼 최대 6년간 적용된다"면서도 "6년이 지나면 규제가 풀려 대기업이 해당 품목에 진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상생협약은 6년이 끝이 아니라 계속 이어진다"고 덧붙였다.
상생협약이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절충점이 될 수 있지만 넘어야 할 산은 많다.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양측이 신뢰를 바탕으로 이 제도 도입을 합의해야 한다. 빵집처럼 대기업과 중소기업 입장이 극명하게 갈리는 경우라면 이런 결론에 이르기도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동반위 관계자는 "상생협약이 대안이 될 수 있지만 어디까지나 당사자간 원만히 합의를 해야 한다"며 "빵집을 적합업종으로 정하던 때보다 분위기가 많이 좋아졌지만 의견차가 여전하다"고 토로했다.
[뉴스핌 Newspim] 한태희 기자 (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