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억만장자 투자자 조지 소로스의 경착륙 경고에 중국이 노골적으로 불쾌한 심기를 드러낸 가운데 중국 경제가 이미 4년 전 경착륙을 맞았다는 주장이 나왔다.
2011년 전부터 중국 경제가 급격하게 꺾였고, 지난 4년 사이 상당폭 하강한 상태지만 중국 정부가 주요 경제 지표를 조작해 이를 가렸다는 얘기다.
중국 위안화 <출처=블룸버그통신> |
27일(현지시각) 주요 외신에 따르면 컨퍼런스 보드가 최근 경제 전망 보고서의 주석을 통해 중국 경제의 경착륙 진단을 내린 사실이 확인됐다.
중국 정부가 발표한 최근 5년간 연평균 경제성장률은 7.7%인 데 반해 컨퍼런스 보드가 파악한 성장률은 약 4%로 두 배 가량의 차이를 드러냈다.
컨퍼런스 보드의 경제 데이터가 투자자들 사이에 널리 신뢰를 얻고 있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이번 지표는 시장의 시선을 끌기에 충분하다.
컨퍼런스 보드는 중국 정부가 발표한 제조업 및 서비스 부문 GDP 성장률이 부풀려졌고, 이를 바로잡을 때 중국은 물론이고 글로벌 경제성장률 역시 기존의 데이터와 상당폭 차이를 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측의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2008~2015년 사이 성장률이 7~10%에서 움직인 것으로 나타났지만 컨퍼런스 보드가 파악한 수치에서는 성장률이 2010년 10%를 넘어선 뒤 급격히 2012년 4%로 곤두박질 친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 금융위기가 본격화됐던 2008년 성장률 역시 컨퍼런스 보드의 수치는 약 5%로 중국 정부의 데이터인 약 10%와 현격한 차이를 보였다.
중국 정부가 지표를 실제보다 매끄럽게 다듬은 정황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컨퍼런스 보드는 주석에서 새롭게 집계한 지표를 근거로 볼 때 중국 경제가 2011년부터 지난 4년간 이미 큰 폭으로 후퇴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주장했다.
이른바 경착륙이 현실화됐다는 의미로 풀이되는 부분이다. 무엇보다 생산성 증가가 크게 둔화됐고, 이를 개선시키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경제 개혁 추진과 실질적인 효과를 내는 일이 무엇보다 시급하다는 것이 컨퍼런스 보드의 판단이다.
금융업계에서는 맥쿼리가 이번 주석에 대해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맥쿼리는 주석에 대한 분석 보고서를 내고 정부의 공식 데이터와 컨퍼런스 보드 측 수치의 결정적인 차이는 중국의 생산성과 자산 효율성이 이미 하강하고 있다는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또 컨퍼런스 보드가 제시한 통계가 최근 유가를 포함한 상품 가격의 추세적인 하락을 상당 부분 설명해 준다고 평가했다.
빅토르 슈베츠 맥쿼리 이코노미스트는 “컨퍼런스 보드의 집계가 정확한 것이라면 중국 정부의 부양책 및 투자 여력이 시장의 판단보다 더욱 제한적인 상황”이라며 “이는 구조 개혁을 통한 생산성 향상이 더욱 절실하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중국이 근본적인 해답을 찾지 못할 경우 소위 ‘중진국 함정’에 빠질 수 있다”며 “이 경우 글로벌 경제 전반에 수요의 축으로 기능하는 것은 더 이상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