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수호 기자] 네이버가 창사 이래 첫 연매출 3조원 시대를 열었다. 해외 매출로만 1조원을 벌어들이며 검색에 국한된 내수 기업이라는 꼬리표를 확실히 뗐다.
이는 이해진 의장의 주도 아래 이뤄진 대규모 조직개편과 발빠른 모바일 대응 전략 덕분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모바일로 치고 나가는 카카오톡에 대한 위기감이 제2의 전성기를 연 계기가 된 셈이다.
28일 네이버는 지난해 매출 3조2512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대비 17.9% 증가한 실적을 거뒀다고 공시했다. 같은기간 영업이익은 7622억원, 당기순이익은 5170억원을 기록하며 각각 0.5%, 14.4% 늘었다.
네이버의 연 매출 3조원은 역시 글로벌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라인이 이끌었다. 지난달 라인의 MAU(월간활성이용자수)는 전분기 대비 260만명 증가간 2억1500만명을 기록했다. 특히 일본을 벗어나 최근에는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시장에서도 라인의 역량을 확대하고 있다. 네이버는 라인을 발판삼아 연계서비스로 '라인망가', '라인뮤직', '라인tv' 등을 잇따라 선보였고 일본과 동남아 등에서 저변을 확대하고 있다.
네이버의 본사 매출 급증 역시 모바일이 견인했다. 지난해부터 꾸준히 출시했던 모바일 신규 서비스들이 자리를 잡으면서 광고 매출 급증으로 이어진 것이다. 특히 4분기, 전체 검색 광고 매출의 42%가 모바일 부문에서 발생했다.
네이버가 지난해 야심차게 드라이브를 건 간편결제 '네이버페이'는 어느덧 월 거래액 2000억을 넘어섰고 대형 가맹점과의 연계도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생태계 확장을 위해 교통카드와 플라스틱 카드와도 접목시킨다는 계획이다.
실시간 방송 앱 'V' 역시 출시 4개월만에 1300만 다운로드를 돌파하면서 한류 콘텐츠 기반을 다지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전체 다운로드의 70%가 해외에서 이뤄져 어느덧 네이버 글로벌 사업의 한축을 담당하고 있다.
네이버가 모바일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든지 불과 1년만에 이 같은 성과를 낸 것은 네이버 특유의 위기 경영 전략이 통했다는 평가다. 네이버는 지난해 초부터 이해진 의장의 주도로 모바일 성과 내기를 위해 대규모 조직개편을 진행했다.
<표 = 네이버> |
의사결정 구조를 확 줄여, 젊고 가벼운 네이버로 나아가겠다는 이 의장의 의지가 깔렸다. 개별 '센터', '셀' 등 실무 단위의 서비스 조직들은 뚜렷한 목표를 갖고 가볍게 움직일 수 있어 목표 의식이 분명한 실무 중심의 우수 인재들이 서비스 혁신에 더욱 기여할 수 있게 한 것이다.
또한 책임근무제를 도입해 직원들의 자율성을 높인 점도 주효했다. 근무시간은 유연화됐지만 업무 성과에 따른 보상이 확실해지면서 오히려 직원들의 근로 욕구가 더욱 높아졌다는 것이 네이버 측의 설명이다. 실제 지난해 모바일 성과가 좋았던 파트의 임직원들은 최대 3000만원까지 연말 성과급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초, 올해 모바일 성과를 내지 못하면 모두가 사표를 써야한다는 말이 나돌 정도로 네이버 직원들의 의지가 남달랐던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책임근무제와 의사결정을 줄인 조직개편 등이 신규 모바일 서비스의 성공적인 안착을 가능케 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이수호 기자 (lsh5998688@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