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한태희 기자] 지난 2014년 12월 이케아가 국내에 상륙한 후 1년여 만에 가구업계의 양극화 현상이 뚜렸해지고 있다. 이케아 상륙에 자극을 받은 한샘과 현대리바트 등 브랜드 가구업체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비브랜드 중소가구업체는 매출이 줄고 있는 것. 특히 의왕 등 수도권 가구단지에 있는 가구업체들의 타격이 큰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29일 가구업계에 따르면 이케아가 국내에 들어온 후 중소업체들이 고사하고 있다. '메기효과'로 매출이 껑충 뛴 한샘과 현대리바트 등 브랜드 가구업체와 다른 분위기다. 한국가구산업협회 관계자는 "저가 제품을 내놓는 이케아와 비브랜드 업체의 타겟층이 겹쳐서 그렇다"며 "한샘 등은 고급 제품으로 이케아와의 차별에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케아는 국내 시장을 서서히 잠식하고 있다. 지난해 1년간 국내 시장에서 3080억원치 제품을 팔았다.
반면 이 기간 수도권 중소업체 가구의 매출은 평균 13.5% 줄었다. 경기연구원에 따르면 이케아가 영업을 시작한 후 수도권 가구단지에서 매출이 줄고 있다. 광명과 포천, 의왕 가구단지에 있는 업체의 약 60%는 매출이 감소했다.
<자료=경기연구원> |
특히 의왕가구단지에 있는 업체의 매출은 평균 24% 줄었다. 매출 감소는 고용 감소로 이어졌다. 가구업체들이 종업원을 40%나 줄인 것.
문미성 경기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교통이나 접근성을 제외하고 광고나 정보제공 능력, 쇼핑의 편의성 등 모든 항목에서 가구단지가 이케아보다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힘겹게 버티고 있지만 중소가구업체의 미래는 밝지가 않다. 이케아가 오는 2020년까지 매장을 6개까지 늘리기로 해서다. 이케아는 내년 상반기 경기도 고양에서 두번째 매장을 열 계획이다. 이어 수도권과 대전·충청권, 부산·경남권에서 추가로 매장을 오픈한다.
국내 가구시장은 중소기업이 70%를 차지하고 46%가 경기도에 몰려있다. 이들의 46%는 자체 브랜드와 디자인이 없는 상태다. 이케아 공습을 막아낼 재간이 없다는 얘기다.
한 중소 가구업체 관계자는 "중소 가구업체는 국내 대형 브랜드 가구업체와 이케아라는 강력한 시장 지배자의 틈바구니에서 생존 영역이 위축되고 있다"며 "독자 브랜드가 없는 중소 가구업체의 매출이 계속 하락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한태희 기자 (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