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연순 기자] 기업활력제고를 위한 특별법, 이른바 '원샷법'이 4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삼성이 추진하고 있는 사업 재편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원샷법은 기업들이 인수합병(M&A) 등 사업 재편을 보다 쉽게 할 수 있도록 상법·세법·공정거래법 등의 관련 규제를 특별법으로 한 번에 풀어줬다.
국회 본회의 모습 <사진=뉴스핌DB> |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원샷법 통과에 따라 기대대는 효과는 구조조정 활성화와 지주회사 전환 인센티브 개선이다. 또한 소규모 분할제도 신설, 소규모 합병 및 간이 합병 요건 완화, 역삼각 합병제도 도입 등을 통해 구조조정이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삼성그룹은 원샷법을 계기로 금융 등 계열사들의 사업재편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삼성생명은 삼성전자의 삼성카드 지분 37.5%를 확보하며 총 72%의 삼성카드 지분을 갖게 됐다.
기존 간이분할합병 요건은 발행 주식 90%를 보유해야 했지만 원샷법은 해당 요건을 80%로 완화했다. 삼성생명이 삼성카드 지분을 8% 정도 추가로 매입할 경우 삼성카드는 주총을 열 필요가 없는 간이분할합병 요건을 충족하게 된다.
간이분할합병이 가능해지면 삼성카드를 계열사 지분ㆍ현금성 자산이 포함된 투자회사와 순수영업자산만 가진 사업회사로 분리해 이중 사업회사만 매각할 수 있다. 삼성그룹이 삼성카드를 손쉽게 매각할 수 있는 조건이 갖춰진다.
동시에 삼성전자와 삼성SDS와의 소규모 합병이 가능해진다. 현행상법 주총 특별결의가 필요치 않은 소규모 합병을 추진하기 위해선 합병 대가로 발행하는 신주가 전체 주식의 10%를 넘지 않아야 하지만 특별법인 원샷법에서는 신주가 20%를 넘지 않는 범위 내에서도 소규모 합병이 인정된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170조원) 시가총액의 10% 수준인 삼성SDS(17조원)의 경우 원샷법이 통과되면 이사회 결의만으로 두 회사 간 합병이 가능해진다.
김동양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특히 소규모 합병요건 완화로 그룹 지배지분이 낮고 시가총액 차이가 5배 이상인 삼성전자와 삼성SDS와의 합병이 용이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원샷법에서는 합병신주 요건을 완화하는 대신 존속회사 주주가 소규모 합병을 막을 수 있는 반대주식 비율은 현행 발행주식 총수의 20%에서 10%로 오히려 강화했다.
원샷법 통과와 함꼐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의 합병 역시 유리해졌다. 삼성은 지난 2014년 삼성중공업-삼성엔지니어링 합병을 추진했지만 국민연금 등 주주들의 반대매수청구권 부담으로 무산된 바 있다. 그러나 원샷법에서는 주주의 반대매수청구권 요청기간이 20일에서 10일로 짧아지고 회사가 이들 주식을 매입할 기간은 1개월에서 3개월로 늘었다.
선제적으로 사업재편을 추진하고 있는 삼성 입장에선 이번 원샷법 통과가 추가적인 사업재편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예상된다.
오진원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웟샷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법안 공포와 시행령 마련 등에 6개월 가량 소요될 것"이라며 "올해 하반기 사업구조 재편과 구조조정에 나설 1호 기업이 선정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삼성은 금융지주회사 전환 등에 대해 선을 긋고 있지만 '원샷법'이 통과되면 지주사 전환에 따른 지분 처분 시한이 기존 2년에서 3년으로 연장되기 때문에 충분한 시간을 거쳐 실행에 옮겨질 가능성이 높아질 전망이다.
[뉴스핌 Newspim] 김연순 기자 (y2k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