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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리운전부터 미용실까지..카카오, '골목상권' 논란 넘어설까

기사등록 : 2016-01-31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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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네이버 전례 따라갈 수도..기존 사업자와의 윈윈 필요

[편집자] 이 기사는 01월 29일 오전 11시10분 프리미엄 뉴스서비스'ANDA'에 먼저 출고됐습니다. 몽골어로 의형제를 뜻하는 'ANDA'는 국내 기업의 글로벌 성장과 도약, 독자 여러분의 성공적인 자산관리 동반자가 되겠다는 뉴스핌의 약속입니다.

[뉴스핌=이수호 기자] 카카오가 O2O 분야에서 문어발식 확장에 나섬에 따라 골목상권 침해 논란을 어떻게 극복할지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과거 네이버가 골목상권 문제로 관련 서비스를 잇따라 종료하는 등 홍역을 앓았다는 점에서 카카오 역시 같이 이슈로 발목을 잡힐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29일 IT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올해 상반기 카카오 드라이브(대리운전)와 카카오 헤어샵(뷰티) 진출을 본격화한다.

대리운전 사업자들의 반발을 샀던 '카카오 드라이브'는 2월 대리기사를 모집해, 2분기 중으로 서비스를 실시할 예정이다. 카카오톡을 통해 미용실 예약서비스가 가능한 '카카오 헤어샵'는 상반기 중 가맹점 모집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말 한시적으로 운영했던 카카오파머 제주(감귤 유통) 역시 2월 서비스 종료됐지만, 관련 사업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제주 현지 유통업체들의 반발 탓에 상시 서비스로 자리 잡지 못했지만, 틈새 시장을 발견했다는 점에서 카카오가 쉽게 포기하지 못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같은 카카오 신사업의 공통점은 과거 네이버처럼 골목상권 논란에 휩싸일 수 있는 사업군이라는 점이다. 카카오 플랫폼을 통해 유통 구조를 줄이거나 기존 사업체들보다 마진을 적게 가져가는 형태인 탓에 소비자들은 혜택을 보는 대신 기존 사업주들의 반발이 심하다는 것이 특징이다.

앞서 네이버는 지난 2013년 이같은 인터넷 골목상권 침해 논란이 거세지자 부동산, 윙스푼(여행), 네이버 키친(레시피), 네이버 쿠폰, 워너비(패션), 네이버 굿모닝(알람) 등 7개 서비스를 중단한 바 있다. 당시 네이버가 사업 철수로 인해 본 손실만 15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사진 = 카카오 헤어샵 홍보 영상 캡처>

당시에는 혁신적인 사업이었지만 기존 사업자들의 반발이 심하고 포털 자체의 독과점을 우려하는 여론이 거세져 철수를 결정할 수 밖에 없었다.

카카오 드라이브 역시 현재 전국대리운전연합회 등에서 사업 저지를 위해 지난해부터 수차례 시위를 진행하며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카카오 헤어샵도 자체 마케팅이 가능한 대형 프랜차이즈 미용실들과 IT에 둔감한 동네 미용실들의 경우 적잖은 반발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더불어 이미 관련 사업에 자리를 잡은 스타트업들이 적지 않은 만큼, '창조경제 죽이기'라는 오명을 뒤집어 쓸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네이버가 O2O 신사업을 철수한 이후, 그 분야에서 직방과 옐로모바일 등 관련 스타트업들이 연이어 등장했다. 이떄문에 카카오가 중소 스타트업들이 커가는 자리를 막고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다만 카카오는 소비자의 편리성을 마케팅 도구로 삼고 기존 중소 사업주들의 마진율을 높여준다는 당근책으로 악화된 여론을 무마한다는 전략이다. 앞서 대리운전 사업의 경우에도 기존 중개업체들의 폭리를 강조해 대리기사들의 권익을 보호한다는 인상을 주면서 어느정도 여론전에서 승리했다는 평가다.

지난해 성공적으로 자리를 잡은 카카오택시 역시, 기존 콜택시업계와 달리 무료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소비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결과적으로 콜택시업계가 무너졌지만 여론 악화를 피할 수 있었던 비결이다.  

카카오는 미용실 사업의 경우에도, 사업주들에게 부담이 됐던 소셜커머스 광고를 줄이도록 유도하고 카카오-다음과의 연계 마케팅을 이끌어내 '윈윈'하는 구상을 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네이버가 그랬듯 카카오도 올해 신사업 대부분이 기존 사업주들과 마찰을 빚을 수 밖에 없는 구조여서 골목상권 논란에 휩싸일 공산이 크다"라며 "다만, 대리운전 때처럼 여론전을 어떻게 만들어 나가느냐를 고민하고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이수호 기자 (lsh5998688@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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