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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글로벌 증시가 극단적인 비관론에 빠진 정황이 각종 시장 지표를 통해 확인되고 있다.
1월 미국 증시가 지난해 8월 이후 월간 기준으로 최악의 성적을 거뒀고, 중국 증시를 포함한 글로벌 주요 지역이 마찬가지 상황이다.
1일(현지시각) 업계에 따르면 지난주 이머징마켓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에서 뉴욕증시의 투자자들이 빼낸 자금이 2억7200만달러에 이른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손실액은 넘어섰다. 이는 지난해 8울 이후 최고치에 이른다.
뉴욕증권거래소 <출처=블룸버그통신> |
이와 별도의 데이터에서는 지난달 자금 순유입을 기준으로 상위 5개 ETF 가운데 4개가 국채 관련 ETF에 집중됐다. 이는 2003년 이후 처음 발생한 상황이다.
또 뱅크오브아메리카(BofA)가 집계하는 매도자 지수가 2009년 금융위기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주식시장의 비관적인 시각이 압도적으로 우세하다는 의미다.
니콜라스 콜라스 컨버젝스 전략가는 “주식시장의 상황이 2003년 8월과 매우 흡사하다”며 “투자자들이 주식시장에서 앞다퉈 발을 빼는 움직임”이라고 말했다.
일부 시장 전문가들은 대중이 공포에 떨 때 탐욕을 내야 한다는 워렌 버핏의 조언을 새겨야 할 때라고 주장하고 있다.
BofA는 “주식 매도자 지수가 급락한 것은 지금이 곧 매수 타이밍이라는 의미”라며 역사적으로 보더라도 투자자들 사이에 극단적인 비관론이 팽배할 때가 강세장 신호였다”고 강조했다.
앞서 발표된 미국개인투자자협회(AAII)의 지표에서도 10명 중 4명이 주가 하락을 점치는 것으로 집계, 투자자들 사이에 비관론이 3년래 최고치로 고조된 사실이 확인됐다. 이 역시 역발상 투자에 나설 근거라는 주장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금융주의 비중을 높일 것을 권고하고 있다. 지난달 금융 섹터가 9% 급락하며 뉴욕증시의 하락을 주도, 과매도 영역이라는 진단이다.
무엇보다 금융주의 가파른 하락이 경제 펀더멘털로 설명할 수 없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BofA와 씨티그룹, 모간 스탠리 등 주요 은행이 시장 전문가들의 예상을 웃도는 4분기 실적을 내놓았지만 주가는 두 자릿수의 하락을 기록한 상황이다.
옵션 시장에서도 은행주에 대한 리스크 헤지 비용이 폭등했다. 중국발 금융시장 충격을 감안하더라도 금융시스템이 총체적인 붕괴 위기를 맞은 상황을 전제로 한 최근 거래는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애쉬윈 앨런카 야누스 캐피탈 매니저는 “최근 파상상품 시장은 은행주가 앞으로 3개월 사이 28% 폭락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며 “하지만 시장이 전제하는 리스크의 근원을 펀더멘털 측면에서 발견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금융주에 대한 비관론이 현 수준까지 치솟은 것은 과거 유로존 부채 위기가 크게 고조됐을 당시를 포함해 실질적인 위기 가능성이 수면 위로 부상했을 때 나타났던 현상이다.
이와 관련, 스티븐 폴리 파이낸셜타임즈(FT) 투자 칼럼니스트는 은행주 상승 베팅이 청산되면서 주가 하락을 부채질한 것으로 판단했다.
12월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을 근거로 은행주 반사이익을 예측한 트레이더들이 매수 포지션을 대폭 확대했다가 긴축 속도가 주춤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를 청산했다는 얘기다.
이와 함께 중국발 주가 폭락이 투자자들 사이에 2008년과 같은 금융위기의 공포감을 조성했고, 이는 금융주 ‘팔자’로 이어진 것으로 파악된다.
폴리 칼럼니스트는 금융권에 드러나지 않은 리스크 요인이 잠재됐을 여지를 모두 부정할 수는 없지만 이보다 과매도 상태라는 진단이 적중할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