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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이승환 기자] 엔저효과로 중국인들의 일본 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기존의 인기 상품이었던 비데, 전기 밥솥은 물론 피임용품, 감기약, 아동용품 등이 중국 관광객들의 싹쓸이 대상이 되고 있다. 일본상품 쇼핑이 중국인들의 대중적인 소비 패턴 중 하나로 잡아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 해외직구 전자상거래 플랫폼 샤오홍슈(小紅書)는 최근 중국인이 가장 선호하는 해외제품 129개를 발표했다. 지난해 말 진행된 이 인터넷 설문조사에는 한 달에 걸쳐 약 1783만명의 중국 네티즌이 참여했다.
선정된 129개 상품 중 일본산 제품이 56개로 가장 많았다. 미국이 22개를 기록하며 그 뒤를 이었다. 한국 제품은 13개에 그쳤다. 일본과 다른 국가들 간의 격차가 크게 벌어지며 ‘메이드 인 재팬’의 선전이 도드라졌다.
특히 설문조사에 포함된 7개의 제품 카테고리 중 화장품, 생활용품, 미용, 식품 등 4개 카테고리에서 일본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을 넘어섰다.
선호도에서도 일본의 강세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조사에 포함된 36개 제품 항목 중 일본 제품이 22개 항목에서 1위를 차지했다. 전자제품, 주방용품, 사무용품, 침실용품, 청소용품으로 구성된 생활용품 분야에서는 선두자리를 모두 석권했다.
이에 대해 중국 제일재경은 “엔저로 인한 일본 관광 증가와 해외 직구 등 일본 제품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나면서 안전성과 기능성이 높은 일본 제품에 대한 중국인들의 관심이 크게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문은 이어 “과거에는 값비싼 전자제품이나 명품이 일본 쇼핑의 주요 대상이었으나 지금은 가격이 저렴하고 실용성이 큰 일본 생활용품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 한해 중국 관광객들의 싹쓸이 구매, 이른바 바쿠가이(爆買い) 특수에 힘입어 일본의 주요 면세점과 백화점의 매출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바쿠가이는 2015년 일본 올해의 유행어로 꼽히기도 했다.중국인들의 일본 제품에 대한 선호는 해외 여행의 목적지로 일본을 선택하는 데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여기에 엔저효과가 더해져 일명 ‘싹쓸이 쇼핑’을 위해 일본을 찾는 중국 관광객들이 크게 늘고 있다.
일본 경제매체 이코노믹 뉴스의 지난달 보도에 따르면, 미쓰코시 백화점의 지주회사인 미쓰코시 이세탄 홀딩스의 지난해 4~9월 외국인 여행객의 면세 매출이 전년대비 3.1배 급증했다. 국경절 연휴가있었던 지난 10월 한달 일본 주요 면세점들의 매출이 2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기존의 인기 상품이었던 비데, 전기 밥솥 대신 감기약, 다이어트 약 등 의약품이 중국 관광객들의 새로운 싹쓸이 대상으로 부상했다.
제일재경은 "중국의 복제약품의 질량과 효과가 일본에 비해 떨어진다는 인식이 있다"며 "일본을 찾은 중국인들이 감기약과 다이어트 약은 물론 콘돔까지 사재기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중국 관광객들의 싹쓸이에 힘입어 일본의 대형 드럭스토어 업체인 마츠모토키요시와 썬드럭는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전망을 각각 40억엔, 16억엔씩 상향 조정하기도 했다. 또한 지난 2014년 부터 재일 외국인 매출을 별도로 집계하고 있는 고바야시제약의 매출도 전년대비 8억엔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일본을 찾은 해외 여행객에서 중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25%였던 반면 소비 비중은 40%를 넘어섰다. 중국인들이 다른 국가의 관광객들보다 일본에서 물건을 사는 데 더 많은 돈을 지출했다는 얘기다. 일본 관광청에 따르면 지난 한해 500여만명의 중국인이 일본을 방문해 총 792억위안을 소비했다.
제일재경은 "일본 관광이나 해외직구를 통한 일본 상품 구입이 중국인들의 대중적인 소비 패턴 중 하나로 잡아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신문은 최근 중국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일본 상품으로 ▲기초 화장품 ▲감기약 ▲유아용품 ▲생리대 ▲ 생활용품 ▲다이어트 약 등을 꼽았다.
[뉴스핌 Newspim] 이승환 기자 (lsh8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