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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킷브레이커' 코스닥 패닉...'몇가지 이유들'(종합)

기사등록 : 2016-02-12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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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株가 급락세 주도..코스닥 시총 12.2조원 증발

[뉴스핌=증권부] 국내 주식시장이 최근 글로벌 불안감에 이어 공격적인 대북정책, 휴장중인 중국증시 불안감 등이 어우러지며 급락세를 연출했다. 한동안 코스닥 상승을 이끌었던 바이오주들은 이날 코스닥 폭락을 심화시켰다.

코스닥이 장중 한때 8% 이상 급락하며 600선을 내준 12일 코스닥 지수는 39.24포인트(6.06%) 내린 608.45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오후 서울 명동 KEB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외환딜러들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사진=이형석 사진기자>

12일 코스닥 지수는 전일대비 6.06%(39.24) 하락한 608.45로 마감됐다. 코스닥 지수는 장중 8% 이상 급락, 600선이 붕괴되며 올해 들어 첫 서킷브레이커(Circuit Breakers)가 발동되기도 했다. 서킷브레이커 발동 이후 낙폭은 다소 줄었다. 이날 코스닥 시장에서 날아간 시가총액은 총 12조1900억원에 달한다. 이날 코스피 지수도 전일대비 1.41%(26.26) 하락한 1835.28로 마감됐다.

서킷브레이커란 주식시장에서 주가가 급등하거나 급락할 때 주식매매거래를 일정 시간동안 정지시키는 제도를 일컫는다. 코스닥시장의 경우 8% 이상 급락이 1분 넘게 지속되면 20분간 모든 종목의 호가 접수 및 매매거래가 정지되고 이후 10분간 단일가 매매를 통해 거래가 이뤄진다.

국내 증시에서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된 것은 지난 2000년부터 9건이다. 이 가운데 코스닥시장에서는 지난 2006년 1월 미국 증시 불안으로 첫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으며 가장 최근 사례는 2011년 8월 9일로 6번째다. 당시에는 미국 신용등급 하향 조정으로 인한 충격과 세계 경제 둔화 우려로 8일과 9일 이틀 연속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최근 1년 코스닥 지수 흐름 <자료=키움증권HTS>

◆ 금융시장 불안과 맞물린 바이오株..中 증시 '불확실성'

증시 전문가들은 이날 코스닥 시장 폭락과 관련해 금융시장 악재와 불안심리가 맞물리면서 나타났다고 봤다. 무엇보다 다음주 재개하는 중국 증시에 대한 우려감이 컸다는 분석이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연휴동안 여러가지 리스크들이 터졌는데 중국 증시는 아직도 휴장중이라 내주 중국 시장이 열린뒤 나올 수 있는 상황에 대한 두려움이 국내 증시에 선반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 센터장은 "그동안 코스닥에서는 제약·바이오주를 중심으로 전세계 시장 흐름이나 리스크와 무관하게 상대적으로 상승세를 나타내왔다"며 "이에 대한 반발 매도가 이어지는 상황"이라고 풀이했다.

또 바이오 주에 대한 과열이 금융시장 악재와 맞물린 것이라는 분석도 잇따랐다.

조윤남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닥 시장 폭락과 관련해 "과열에 대한 우려감이 존재했던 바이오주들이 금융시장의 불안과 맞물려 피해가겠다는 흐름과 맞물린 것"이라고 평가했다.

조 센터장은 "코스닥시장에서 바이오주의 시가총액 비중은 미국보다 높을 정도로 이들 주가 상승이 가파르게 이뤄졌다"며 "기술주나 성장, 가치주가 아닌 만큼 이런 분위기를 피해있고자 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역시 시장 신뢰가 붕괴됐다며 바이오, 제약주 대세상승도 "사실상 끝"이라고 전했다.

이 센터장은 "지난해 하반기 조정을 받았던 바이오, 제약주들이 연말부터 연초까지 사상 최고치까지 다시 올라섰다"며 "하지만 한미약품 등의 효과로 억지로 끌고 올라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병국 KDB대우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날 증시급락에 대해 "글로벌 시장에 악재가 계속 나오고 있는데다 투매성 매도가 가미된 탓"이라고 봤다. 그는 "금일 코스닥 서킷브레이커의 경우에는 매수 기반이 취약한데 심리적인 부분까지 작용한 것"이라며 "코스닥이 변동성이 더 큰 시장인데다, 심리적인 측면에서 더 취약하게 작용하면서 낙폭도 코스피대비 더 크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 엔화 강세 지속..세계 각국 중앙은행 신뢰 '타격'

김윤서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코스닥 폭락과 관련해 "최근 각국 중앙은행 정책에 대한 신뢰가 훼손되면서 주식을 비롯한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심리가 약화됐다"고 설명했다.

최근 일본은행의 추가양적완화 정책에도 불구하고 엔화는 강세로 가고, 유로존에도 은행권 부실 우려로 정책효과가 나타나지 못하는 상황이다.

그는 "엔화가 강세로 가는 가운데 마이너스 금리의 최대 피해업종이었던 유로존의 은행들의 손실이 커지면서 관련 파생상품에 대한 우려로 나아가면서 공포심리가 고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로 인해 그동안 성적이 괜찮았던 우리 코스닥 시장 전반의 심리가 얼어붙기 시작했다"며 "기관들은 단기급락시 의무적으로 손절을 해야한다. 기술적인 부분이 동시다발적으로 겹치면서 악재와 수급이 다 꼬였다"고 설명했다.

일본 증시도 이날 폭락했다. 닛케이 지수는 이날 4.8% 하락 마감했다. 일본 증시의 폭락 배경으로는 엔화 강세 현상이 배경으로 지목된다. 다만 이런 환율 상황은 국내 증시에서 현대차 등 일부 종목군에겐 유리하게 작용했다. 전문가들은 엔고(엔화 가치 상승) 영향으로 자동차 업체의 수출 경쟁력 개선 기대감이 커지며 매수세가 몰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 수출 우려로 주가가 많이 하락한 상태라 저가 매력까지 더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채희근 현대증권 자동차 담당 연구원은 "전체적으로 경기둔화 우려니까 자동차도 비켜갈수는 없지만 상대적으로 엔고 때문에 일본업체들과의 경쟁력이 괜찮은것 아니냐 하는 투자심리가 발동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조수홍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상대적으로 자동차도 매크로가 안좋아지면 수요가 나빠질수 있지만 환율이 상쇄를 해주는 것"이라며 "엔화가 강세로 가는것은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이며 자동차 주식이 그동안 많이 빠져 하락 리스크가 줄어든 것도 반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 "가치주 투자 기회..대응이 중요"

일각에선 '투자 기회'로 대응하라는 조언도 있다.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부사장은 이날 장세에 대해 "가치투자 측면에서 기회의 장"이라고 진단했다.

'투자전략'과 관련 그는 "외부악재들로 시장이 급락한 것인데, 이게 끝인지 아닌지는 모른다"면서도 "크게 의미는 없다. 우리는 팔로워이기 때문에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중요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가치주 투자 측면에서는 기회의 장으로 보고 있다"면서 "특히 대형 제조업 관련주들이 싸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업황이 안좋다는 것을 인정한다 하더라도 과도한 하락을 보여주고 있다"면서 "비싸서 빠진건지 (시장 분위기 때문에) 빠진건지 냉정하게 판단하고 투자전략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윤서 KTB투자증권 연구원도 "단기적으로 코스닥 시장이 과매도 구간에 진입했다고 보고, 지금 수준에서 추가 하락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양섭 기자 (ssup825@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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