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진성 박민선 백현지 기자] 국민연금공단(이사장 문형표)의 신임 기금운용본부장에 강면욱 전(前) 메리츠자산운용 대표이사가 15일 임명됐다. 앞으로 강 본부장은 500조원에 이르는 국민 노후자금 운용을 책임지게 된다.
강 본부장은 국내 자산운용과 해외펀드를 개발·운용한 경험, 자산운용사 대표 경력, 안정적인 스타일 등이 높게 평가받았다.
강면욱 신임 기금운용본부장. <사진=보건복지부> |
강 본부장은 ABN암로와 슈로더 등 외국계 금융사와 국내에서는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마케팅본부장과 메리츠자산운용의 대표이사를 지냈다. 자산운용업계에서는 글로벌 자산운용 전문가로서의 역량을 인정받고 있다.
한 자산운용사 주식운용본부장은 "해외나 대체투자를 늘리겠다는 국민연금의 계획에서 대체투자와 해외 헤지펀드 투자 경험이 있는 강 신임 본부장이 적임자로 판단됐을 것"이라고 했다.
실제 강 본부장은 슈로더자산운용 재직 당시 해외펀드 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해 다양한 펀드를 출시했고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에서는 해외 상품인 봉쥬르차이나 펀드를 개발 판매해 성과를 거둔 바 있다. 또 메리츠자산운용에서는 수탁액 7조원과 대체투자(AI)본부를 신설하는 성과를 냈다.
이 같은 실력 외에도 보수적인 투자 성향이 기금운용본부장에 적합했을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기금운용본부장을 놓고 경합한 이동익 전 한국투자공사(KIC) 투자운용본부장, 권재완 AJ인베스트먼트 대표, 정재호 유진투자증권 사모펀드(PE) 부문 등 공격적인 투자성향을 보이는 후보들과 차별화됐을 것이란 분석이다.
강 본부장은 다른 후보들보다 자산운용 면에선 밀린다는 평가가 있었다. 또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 비서관의 대구 계성고와 성균관대 1년 후배라는 점에서 실력보다는 정치적 배경이 작용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었다.
하지만 이는 다른 후보들과 투자 스타일이 달라서 나온 오해라는 평가다.
A 운용사 펀드 매니저는 "강 본부장은 성장주 투자 스타일처럼 공격적인 투자보다는 리스크를 관리하는 방법을 선호해왔다"면서 "이 같은 투자 방식으로 다른 후보들보다 저평가됐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는 이어 "다만 투자 방식을 비롯해 성격적으로도 튀거나 화려하지 않아 오히려 국민연금과는 궁합이 잘 맞는다는 평가가 많았다"고 전했다.
국민연금공단도 강 본부장의 선임 배경으로 안정적인 운용방식을 꼽았다.
국민연금공단 관계자는 "내부 평가에서 합리적인 리더십과 온화한 성품에 이어 영어 구사능력 등 글로벌 감각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았다"면서 "500조원의 국민연금기금을 안정적으로 운용할 적임자로서 자질을 갖춘 것으로 판단했다"고 했다.
한편, 오는 16일부터 업무에 들어가는 강 본부장은 1999년 기금운용본부 출범 이후 7번째 본부장으로 2년 임기에 1년 연임할 수 있다.
[뉴스핌 Newspim] 이진성 기자 (jinlee@newspim.com)